전체 글 (2743) 썸네일형 리스트형 모기와의 전쟁(2024.10.13) 깊은 밤 두시 무렵 애엄마와 들어온 모기 두 마리와의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자의 커튼과 벽 그리고 천정을 전선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디. 살생금지목록에 모기가 포함된 저도 그냥 보고만 있다가는 어떤 질책이 쏟아질지 모르니 종이 몇장을 겹쳐 접어들고 잡으려는 자로 참전합니다. 그런데 모기는 왜 저를 놓아두고 꼭 애엄마 발목 부분만 노릴까요? 전투 와중에도 “모기도 예쁜사람만 좋아한다!”는 아첨성 발언을 늘어놓는 저의 능청에 애엄마도 한 소리를 던집니다. “다음 생애는 우연히 부딪히는 일도 없기 바란다. 절대!” 구마라집과 남회근(2024.10.12) 주지하다시피 제가 불자는 아니어서 경전으로서가 아닌 인간 수양의 한 방편으로 남회근 선생의 금강경 강의를 옆에 두고 수시로 읽는데요.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서 느끼는게 금강경을 한역한 구마라집이나 이를 현대에 맞게 해설하신 남회근 선생 모두 부처의 경지에 이르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성불하신 것이지요, 신기하게도 이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나서 들여다 본 금강경은 그 이해가 훨씬 쉽고 더 깊습니다. 부처나 구마리집이나 남회근 선생이나 모두 이미 코스모스의 조화에 대해 깊이 깨달으신분입니다. 망원경이나 과학적 지식없이 그저 도를 깨침으로서. # 교육감 보궐선거(2024.10.11) 여섯시가 되기를 기다려 인근 서초3동 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투표를 마치고 왔습니다.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더구나 보궐선거여서 열기가 확 떨어져 종사원과 참관인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딱 저 혼자 있으니 영 뻘쭘합니다. 그러나 기가 죽을리 없는 제가 “이거 영 근엄합니다!” 한마디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본인인지 확인히는 절차에서도 “제가 바로 미스터 강입니다!”를 연발하여 기어코 웃게 만들었습니다. 교욱관련 일이라 정당을 배제하였는데도 실제로 벽보 속에는 다 숨어있는 듯 보입니다. 저는 누구에게 표를 선사하였을까요? 통닭 사와(2024.10.10) 1990년대 구로구 고척동 센추리 아파트 아침 7시 무렵이면 어느 층 베란다에 서서 출근하는 아부지를 향해 “아빠 통닭 사와”를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크게 외치던 어린이 둘이 있었으니 바로 강홍구, 강송은입니다. 그런데 그 아부지는 단 한 번도 퇴근하면서 통닭을 들고 오는 일이 없었다고 하니 강남석 바로 저입니다. 우연히 옛 사진들을 들여다보다가 마침 저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파안대소하는 아이들 모습에서 온갖 시름과 번뇌가 싹 달아납니다. 생애 처음으로 지금은 통닭이 아니라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한 마리와 닭강정이라는 불리는 한 봉지를 사 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콜라도 한 병을 얹어서 내 꿈은 취직(2024.10.09) 한 달에 한 번씩 아버지께서 가져오시는 노란 봉투에 담은 월급은 태양이었습니다. 그 빛은 곧 우리 가족의 쌀이며, 보리쌀이며, 옷이며, 신이며, 책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릴 때부터 저는 아버지 신상에 이상이 생겨 그 빛이 끊어지지 않을까 늘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와 1남 5녀 우리 가족이 한 달을 살기에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비어있는 월급봉투를 보면 빨리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어서 자연스럽게 저의 꿈은 취직이 되었습니다. 이 소박한 꿈은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이루어졌으니 저는 꿈을 빨리 실현한 사람입니다. 제 꿈을 이루어준 호남에틸렌에 항상 감사하며 사는 이유입니다. 도토리,밤 채취(2024.10.08) 우면산 다람쥐와 청설모들의 아우성이 받아들여져 드디어 서초구청이 나섰습니다. 떨어진 밤 한 톨이면 입안 가득히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을 그걸 모두 주워 가을을 독차지하려 했던 분들을 저도 세 분이나 보았으니 그분들이 보따리 가득 가져갔을 양이면 다람쥐 몇 가족의 올겨울 나기가 한결 수월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분이 채취에 나섰으면 당국까지 걷어붙이고 나섰을까요? 조선 초기 국가에서 기근에 대비해 서리들에게 도토리까지 거둬들이게 했던 세월에 비하면 진일보는 했습니다만, 그런데 근처에 같이 떨어진 잣은 왜 가져가지 않고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습니다. 홍구 생일 축하(2024.10.07) 아들 홍구의 36회 생일을 앞두고 우리 애엄마의 자랑 사위 오서방까지 가족 다섯이 축하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도 꽃다발을 준비하여 언제까지 우리 차지가 될지 모를 아들아이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아끼고 순수하게 계속 정진(精進)하기를 마음속으로 바랍니다. 애들이 성인이 되면서 저를 배려했던 식사메뉴가 임산부인 딸아이 중심으로 확 바뀌었습니다. 당연히 술 대신 사이다 콜라가 중심에 놓이고 리조또, 봉골레 등 발음조차 힘든 음식이 일부는 차례로 일부는 함께 나옵니다. 저는 그저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분위기를 돋웁니다. 현수막을 주문(2024.10.06) 친구의 성취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계획하면서 즐거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현수막 부착을 결정했습니다. 한 곳에 문의하니 시안, 디자인, 출력, 어쩌고저쩌고하면서 10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몇 번의 경험이 있는 터라 기존의 디자인에 제가 불러주는 글만 바꿔 넣으면 될 것을 그리 비싸게 받느냐고 생각해보겠다고 끊었습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가격과 차이가 나더라도 두 배 수준인 오만 원 정도면 기꺼이 맡겼을 것을. 다른 곳으로 주문을 하고 난 한참 후에 그 업체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마음에 걸린다고 하길래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 이해한다며 다음에 보자고 했습니다.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