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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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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어르신 생신(2024.12.23) 찾아가 뵐 수 있는 어르신이 계신다는 것은 삶의 즐거움입니다. 기쁨입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안 계시지만 광주의 장인 장모님께서 건재하시니 아직 든든합니다. 장인 어르신 생신을 맞아 모두 모였습니다. 막내 고모 내외, 캐나다 고모 내외, 언제나 인자하신 미소가 흐르는 둘째 고모, 그리고 작은 엄마, 처남 가족 모두. 우리 가족 모두, 두 처제와 도윤이 까지 얼굴만 보는 것만으로도 환한 웃음과 함께 행복이 넘쳐 흐릅니다. 흥에 겨운 제가 제일 먼저 나섭니다. 잔을 모두 채우고 “김동석 만세!” “김동석 만세!” 내년에는 모임을 확대하자는 애엄마의 제안을 전폭 지지합니다.
생활 속의 기적(2024.12.22)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절히 바라지 않았는데도 이루어지면 그건 또 뭐인가요? 둘 다 생활 속의 기적입니다. 며칠 전부터 면도기 하나를 새로 장만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게에 들어오는 정구의 손에 질레트 면도기가 들려있습니다. 어떻게 알았을까요? 기적은 다음 날 다시 이어집니다. 광주행을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들린 고등 동창 손대송 친구가 늦었지만 받으라고 축의금 봉투를 내밉니다. 그냥 와도 반가운데 이렇게 선물들을 들고 그것도 꼭 필요한. 정구나 대송이나 저에게는 모두 산타클로스입니다. 고마워!
모은맘 송년회(2024.12.21) 친구와 장맛은 묵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70년대 광주 산수동 오거리 삼봉파가 어울려 미래를 만든 모임 모은 맘의 서울 친구들만의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매년 골프 모임이라도 한 번은 꼭 있었는데 올해는 창호의 다리 사정으로 처음 자리였으나 앉자마자 속 이야기가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50여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때나 지금이나 속아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드러내든 감추든 얼굴만 봐도 다 읽어낼 수 있으니 그저 즐겁습니다. 옵서버로 참석한 상호도 분위기에 취해 연신 술잔을 비웁니다. 우리 동네에 왔으니 제가 대접을 해야 하는데 되려 제가 대접을 받았으니 이 또한 정구 덕분입니다. 용욱아 인기야 어야 일환이! 이 장면이 그려지제?
시주와 거스름돈(2024.12.20) 철진 형님과 무르익은 사당동 술자리에 비구니스님께서 탁발을 오셨습니다. 마침 잔돈이 없어 거스름돈을 주실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시주하고 거스름돈이라니 이거 이치에 맞는지 아니 불법에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4만 원을 되돌려 받고 제가 묻습니다. “스님은 어느 절에서 오셨습니까?” 스님께서 대답하십니다. “가까운 곳에서 왔습니다!” 선문답이려니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스님께서 직접 그렸다는 달마도와 함께 내민 명함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정말로 사당동 달마사 주지이시며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동국대에서 정통 불교학을 공부하신 명산 스님이셨습니다. “스님! 인연이 된다면 다음에 또 뵙지요!”
텔레비젼의 이용식(2024.12.19) 아침 식사를 위하여 돈바바에 들어서면 시간이 맞아서인지 소팔메토를 선전하는 남진 선배님과 더불어 뽀식이 이용식을 만납니다. 그를 처음 본 때가 회사 퇴근 후 홍국이 성과 영등포 술집을 누비던 85년 무렵입니다. 지금은 모두 유명세를 누리다 은퇴 비슷하다시피 했으나 당시는 모두 햇병아리로 밤 무대를 전전하던 오재미, 김진호, 이용식 등인데요. 앞 좌석에서 그들과 눈을 맞추고 때로는 놀리고 때로는 추임새로 화답하곤 했었는데,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그들을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 당시에도 오재미는 대단한 실력을 갖췄구나 생각했었는데. (이용식은 더 일찍 TV 진출)
ㅡ동해 일출(2024.12.18) 속초로 간 상호가 이른 아침 동해 일출 장면 두 컷을 보내왔습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상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고등학교 때 배운 의유당 아짐의 동명일기 “처엄 낫던 붉은 긔운이 백지 반 장 너비만치 반드시 비최며 밤같던 긔운이 해 되야 차차 커가며 큰 쟁반만하여 븕읏붉읏 번듯번듯....” 구절을 떠올렸을까요? 아니면 양정 강남석의 호 해 돋는 곳 양(暘) 해 뜰 정(晸)의 심오한 이치를 깨달았을까요? 설마 해 질 무렵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가엾이 여겼을 리는 없겠지요? 저 역시도 군시절 강원도 거진군 거진읍 반암리 바다에 뜨던 해와는 확연히 다르게 다가옵니다.
컵라면을 먹고(2024.12.17) 이윽고 점심시간 아침을 거하게 들었으므로 다른 날과의 균형을 위하여 라면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조리가 편한 컵라면을 찾는데 매대에 놓인 65g짜리 신라면과 삼양라면의 가격이 1,200원과 1,100원으로 다릅니다. 100원의 차이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소비자 심리를 노려? 아니면 재료 차이? 그러면 소비자들은 100원이 싼 삼양라면을 무조건 선택할까요? 아니면 가격 관계없이 그것도 지역색을 택할까요? 라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은 아무거나 대충 고르지만 아무래도 각자의 입맛에 따라 고를 것입니다. 올해 세 번 경험한 바로는 매운맛과 부드러운 맛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잘 먹고 못 먹음이 무슨 소용인가이 몸의 크고 작음이 허공인 것을飽暖飢寒何足道 此身長短是虛空포난기한하족도 차신장단시허공..
백세설농탕(2024.12.16) 일요일 아침이면 간간 인근 신선설농탕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데요. 그중 가장 입맛에 맞는 17,000원짜리 백세설농탕을 시켜놓고 여러 생각이 오고 갑니다. 저의 하루 노동의 양과 질을 생각할 때 과연 이 비싼 음식이 적당한가? 소득 수준에 비교해 엄청 높지 않은가? 우리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이런 음식을 드셔보셨을까? 제가 받는 연금수준으로 장래를 내다보았을 때 한 끼 만원 수준이 적정할 것입니다. 그것도 최근 몇 년 사이 음식값이 고공행진을 해버려 그러지 7,8천 원이면 충분했었습니다. 한 그릇을 비우고 나오면서 아무런 약속이 없는 일요일 성실하게 가게를 지키고 있을 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