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377) 썸네일형 리스트형 몸무게 66.6kg(2026.09.04) 스포츠 센터 탈의실에서 마침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벌거벗은 채로 체중계에 올랐습니다. 66.6이라는 숫자를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 요한계시록의 짐승이 되었습니다. 불완전성의 극치라고 하지요. 정확합니다. 아직 제가 인간완성에 이르려면 한참 멀었으니 더욱 정화와 정진을 거듭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사진으로 찍어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누가 들어올까 서둘러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다시 올랐는데 이번에는 66.8과 66.7을 왔다 갔다 합니다. 66.6을 바코드로 이미 몸에 찍어버린 체중계가 저를 흔들어 보는 것입니다. 그러지 마라 잉! 나도 가끔 교주로 불리는 사람이어야! 더위를 물리친 9월 비와 함께 힘을 합하여 더위를 물리친 9월의 새벽이 청량합니다. 살 것 같다는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길마중길로 접어들어 맨발에 밟히는 모래도 오늘은 한결 부드럽습니다, 땅 기운도 시원하게 몸 전체로 들어옵니다. 마치는 지점 꼭 만나는 고양이도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저의 앞에서 양말 신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처음 일입니다. 역시나 9월이 가져다준 선물입니다. 날이 시원하니 새벽달도 기운을 얻었습니다. 힘차게 제 머리 위에서 구름을 비집고 빛을 내뿜습니다. 그 빛에 모든 우려와 걱정이 사라집니다. 하여 하늘의 달도 별도 구름도 그리고 이 땅의 고양이도 나무도 저도 모두 9월을 환영합니다. 9월 만세! 밥도 못 먹였다는데(2026.09.02) 비가 내리는 어제 오후 세 시를 갓 넘겼을까요? 세 살배기 예쁜 딸아이를 안고 서른아홉 엄마가 울면서 들어옵니다. 서초동에 도움을 받으러 지인을 찾아 나섰는데 집도 잘못 찾겠고 전화도 안 받는답니다. 가진 돈도 떨어져 아직 아이 밥도 못 먹이고 강서구 우장산 부근인 집에 들어갈 차비조차 없다고 합니다. 다른 것보다 아이 밥도 못 먹였다는 말에 저도 갑자기 울컥해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엄마 품에서 저를 보고 방글방글 웃습니다. 만 원짜리 두 장이 있어서 그대로 주면서 얼른 아이 밥 먹여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모녀가 모두 복장도 단정하고 깨끗합니다. 너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어찌 저런 형편에 처했을까요? 지금도 짠합니다.*철봉에 매달리다. 67년 중학시험에서 턱걸이 딱 한 개를 .. 옛글 몇 소환(2026.09.01) 비가 내리는 9월의 첫날 아침 우연히 들춰본 옛글에서 과거 함께 자리했던 줄거리가 있는 슬픈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부터 13년 전의 일이니 제가 여기서 참 오래 있었네요. 이제 예순을 훌쩍 넘었을 글의 주인공인 아짐 얼굴도 어슴푸레 떠오르고 그 아들 둘은 이제 27, 30살의 어엿한 청년이 되었겠네요. 지금 이 건물의 두성 콩나물국밥이 있는 자리입니다.편의점의 아짐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남편의 항암치료를 위한 간호와 중1, 고1인 두 아들의 뒷바라지 때문에 더 이상 운영이 힘들다며 내놓겠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병세가 깊어지면서 남편의 강권으로 권리금을 꽤 주고 들어온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는데 형편이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는가 보네요. 저 살림에 손해를 감수해내기 쉽지 않을 것이며 또한 앞으로의 생.. 도시락 가게 폐업(2026.09.01) 인근 롯데슈퍼 내 도시락 가게가 어제부로 문을 닫았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점심을 해결했는데 숙제 하나가 늘었습니다. 마지막 날이어서 감사 인사 겸 부러 들렸더니 평소 남들이 보든지 말든지 저에게 마구 애교전(愛嬌戰)을 펼치던 아르바이트 아짐이 우리 가게에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다시 못 보게 되어 서운하다는 이야기겠지요. 이를 옆에 조용히 지켜보던 사장 아짐도 아쉬운 미소를 남깁니다. 맞습니다. 그래도 최근 몇 년을 고객관계를 떠나 가까운 이웃처럼 지냈으니 당연합니다. 반면 저는 얻는 것도 있습니다. 슈퍼 매대에 다른 상품을 사러 가려도 길목의 두 아짐에게 앵키(들키)면 괜히 미안해서 빙 돌아서 들어가곤 했었는데 이제 그건 해방입니다. 가족간 영화관람(2026.08.31) 가족간 오디세이를 보러 간다며 제가 영화 이해에 서툴고 잠들 시간임을 고려하여 선택의 여지가 주어집니다. 서열 7번에게 주어진 모처럼의 기회를 놓쳐서는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 따라나섰습니다. 강우를 봐야 하는 오서방을 제외하고 다섯입니다. 관람객이 840만 명을 넘어가면서 예약에도 숨통이 트였나 봅니다. 행여 작은 흠이라도 보일까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는데 러닝타임이 세 시간임에도 중간에 휴게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큰일이다 싶었으나 수술 후 소변 주기가 다소 길어졌으므로 저 자신을 믿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입니다. 예습 덕으로 영화에도 몰입하고 참을 일도 없었습니다. 끝나고 저를 보는 애엄마 표정으로 보아 어제는 합격입니다. 좋은 성품의 할머니(2026.08.30) 정관장 제품 중에 비교적 저가인 개당 29,000원에 판매하는 활기력이라는 상품을 대상으로 인삼공사 초유의 2+1 행사가 있었습니다. 매출 부진에 오죽했으면 싶습니다만 사실 이런 행사는 브랜드가치 훼손을 불러올 수 있어 지양(止揚)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가게에서 매월 두 개씩 이 상품을 사 가시는 할머니 고객이 계신데요. 행사 중 구입하실 때마다 이런 행운이 있냐면서 저에게 용돈이라며 만 원씩을 주십니다. 그리하여 기간 중 총 3만 원을 받았는데요.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주위를 배려하시는 할머니 성품이 저에게까지 녹아들었습니다. 마치 생전의 우리 어머니를 뵌 듯. 노회한 퀵 기사(2026.08.29) 가까운 거리지만 박스 몇 개를 보낼 일이 있어 오토바이 퀵이 아닌 다마스를 불렀습니다. 물건을 보더니 부피가 크고 무겁다며 불평부터 쏟아 놓습니다. 마땅히 자신의 일이므로 어떤 경우든지 기꺼이 응해야 하는데 마치 되돌아갈 기세입니다. 속으로 부아가 치밀었으나 같이 하자고 달래며 함께 싣고 옆자리에 탔습니다. 불만 가득한 그의 옆에서 좌불안석이었지만 달라는 2만 원에 5천 원을 더 얹었습니다. 급 태도가 바뀌더니 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습니다. 같은 물건이어도 아무런 불만 없이 받아들이는 분이 있는가 하면 저렇게 불만투성이도 있습니다. 저의 힘으로는 못 하는 일이어서 항상 달라는 금액보다 꼭 더 드리는데요. 사실 한번 쥐어박고 싶었습니다.*젊은 분들은 말없이 일에 임하는데 나이 많으신 분들이 꼭 곤란하다는.. 이전 1 2 3 4 ··· 4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