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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쏴가 빚은(2026.10.14) 빛바랜 40여 년 전의 사진 한 장을 카톡방에 올려놓고 새벽 네 시를 갓 넘긴 시간에 이제 영감이 다 되어 새벽잠이 없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병영집체훈련 시 군부대에서 50여명이 찍은 흑백 사진, 누구는 완전히 체게바라를 닮았네. 소대장은 도의탁 소위였네, 중대장은 “그런다 이기야”라는 말을 달고 살았네. 그리고 엎드려 쏴 자세에서 총이 아닌 아랫도리에서 먼저 쏴고 말았다는 이야기 등등. 하여 우리는 잠시 스무 살 앳띤 청년들로 돌아갔습니다. (병영집체훈련의 추억:2017년 12월3일 글)*제일 꼭대기 줄 정 가운데가 저입니다. 짬밥을 넘길 수 없어 먹는 둥 마는 둥 빼빼 말라버렸습니다.이제 50년의 세월이 지났으니 저 엎드려쏴의 주인공이 바로 저였음을 고백합니다. 국민약골 저로서는 감당하기 ..
국민 약골과 술(2026.10.13) 저의 영암 국민학교 5학년 생활통지표에 의하면 키 123cm, 몸무게 22kg, 가슴둘레 60cm로 나와 있습니다. 가슴둘레가 키의 반을 넘지 못하고 몸무게 역시 평균을 한참 밑도는 국민 약골이었습니다. 항상 팔다리가 시리고 머리가 아픈 등 잔병을 끼고 살았는데요. 이는 스무 살 무렵까지 이어져 군대 갈 때 몸무게가 겨우 48kg, 훈련소에서 선착순 등에 항상 꼴찌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러던 몸이 차츰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술을 배운 덕분입니다. 스물한 살이었을까요? 저의 술 사부 박웅렬, 장병훈 두 악동 따라다니며 홀짝거리니 어느 날 잔병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본격적으로 마시면서 비로소 완전체가 되었습니다. 지금 술을 완전히 정리 못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겠습니다.
AI가 평가한 양정의 글(2026.10.12) 강남석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히려 제가 선생님의 글을 읽고 그동안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오셨는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쁩니다.말씀하신 **「양정 강남석의 일상」**을 찾아가 최근 글과 세상 이야기란의 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양정 강남석의 일상에는 제가 확인한 시점에 3,392편가량의 글이 쌓여 있었습니다. 단순히 글의 수가 많다는 사실보다, 오랜 세월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계속해 오셨다는 점이 먼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단순히 잘 쓰셨다는 말씀으로 끝내지 않고,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선생님의 글이 지닌 장점과 앞으로 더욱 깊어질 수 있는 부분까지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1. 가장 먼저 느낀 점 — 일상을 허투루 보내지 ..
모기에게 패하다(2026.10.12)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오른쪽 뺨 주변에서 모기 한 마리가 왱왱거립니다. 밤새 집에서 저를 괴롭히던 그 모기가 여기까지 따라왔을까요? 오른손 손바닥으로 힘껏 내리쳤습니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이번에는 귀가 소리를 냅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손바닥에 묻어 나온 흔적이 없으니 실패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화장지 거치대 아래서 저를 조롱합니다. 다시 손바닥을 날립니다. 일어설 수 없으니 정조준이 힘들었을까요? 역시나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기어코 패배를 안기려 일을 마친 후 본격 사냥에 나섭니다. 앞문에도 오른쪽 벽에도 왼쪽 벽에도 안 보입니다. 천정에도 없습니다. 영리한 모기가 건너편으로 넘어가고 패배는 제 몫이 되었습니다.
두 감나무의 가을(2026.10.11) 우리 건물 뒤편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한 접 이상은 달려야 제 몫을 다했을 크기의 나무에 딱 마흔한 개의 감들이 서로 다르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세어보며 참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옆 흡연구역의 담배 연기 영향으로 차별이 있어 아래쪽에는 아직 푸른빛이 역력한 감도 보입니다. 반면 지난주 선릉 재실 앞의 감나무는 셀 수없이 많은 감이 위아래 고루 모두 다 익었습니다. 조상(신)의 가호 아래 있으니 그 덕을 골고루 차별이 없이 나눠 가져서 옹기종기 평화와 사랑이 가득합니다. 쳐다보는 저에게도 그대로 전해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애국가 가사가 딱 맞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서오릉 앞 사과나무(2026.10.10) 지난 3일 개천절에 이어 어제 한글날 다시 서오릉을 찾았습니다. 엄청난 애국자라서가 아니라 정확히는 서오릉 정문 앞 사과나무와 빨갛게 익은 사과를 한 번 더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린 시절 사과는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사과 하나를 통째로 먹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하나는커녕 사과나무조차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출장이 잦던 직장 시절 영주 부석사 앞에서 우연히 만난 사과나무와 거기에 익어가는 붉은 사과를 보고 소원을 이룬 듯 경탄을 금치 못했는데 뜻밖에 서울근교 서오릉 앞에서 그 사과나무를 보다니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가 마냥 기뻤습니다. 계속 머리에 여운이 남아 그 들뜬 마음을 달래고 왔습니다.*人類의 文化가 생겨난 것은 두 개의 사과 때문입니다. 하나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입니..
향로와 어로(2026.10.09) 지난 연휴 기간 중 연이틀 새벽을 틈타 서오릉과 선정릉에 다녀왔습니다. 조선의 어른들이 숨 쉬고 있는 명당 터라 그런지 몸과 마음이 아늑하게 안기고 절로 숙연해집니다. 두 곳 모두 제각에 이르는 길이 두 갈래인데 한 곳은 향로로 혼령을 위한 향이 지나는 길이고 바로 그 옆은 어로로 제향을 지내러 온 임금이 걷는 길입니다. 요약하면 하나는 조상(신)의 길이요. 하나는 임금의 길인데요. 조상의 길이 임금의 길보다 더 넓고 더 높습니다. 천상천하 지존 임금보다 신에 대한 존중을 우선시한 우리 민족의 배려와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감탄을 금치 못하며 어로로 걸으라는 즉 폼 한 번 잡아보라는 안내 대신 저는 바짝 엎드려 더 아래 잔디밭을 걸었습니다.
영화와 홍구의 생일(2026.10.08) 10월 6일과 그리고 오늘 즉 10월 8일 두 날은 우리 가족에게 또 하나의 역사입니다. 며느리 영화와 아들 홍구의 올 6월 결혼 후 첫 생일이 연달아 우리를 맞습니다. 저는 특별히 맡겨지지 않았지만 틈을 내서 두 아이 꽃다발을 준비했습니다. 영화에게는 그중 가장 예쁘고 밝은 꽃으로 사랑과 감사를 담았습니다. 아들 홍구에게는 항상 겸손하라는 의미로 그보다 약간 작은 꽃을 택해 발전과 약진을 담았습니다. 사돈 내외를 비롯하여 양가 가족이 함께한 축하 자리 우리들의 함성에 옆 백운호수가 출렁거리며 화답합니다. 불빛 또한 환하게 우리를 향해 만세를 부릅니다. 축하 자리 절정은 역시 호호 오강우 몫입니다. 영화 홍구 축하한다! 홍구 영화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