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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가는 길(2026.10.26) 산 아래까지 내려온 구름이 저하고 같이 달려와 송정역에 도착한 시간이 9시 30분,연우회 약속 장소까지 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2시간을 예상하고 때마침 내리는 비를 피해 우산까지 펼쳐 들고. 왼쪽의 차량들 소음을 피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깊어가는 가을을 즐깁니다. 거기에는 활짝핀 구절초가 저를 기다리고 어쩌다 홀로 된 분꽃 한 포기도 저를 반깁니다. 노랗게 물든 일부러 아직 베지 않은 것 같은 벼 위로 비행기 한대가 높이 나르며 저를 환영합니다. 극락교 위에서는 흐르는 극락강 줄기를 바라보며 극락의 극치를 경험합니다. 아무리 극락이어도 거기 머물고만 있을 수 없는 일 굵어진 비를 뒤로하며 황솔촌을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점점 빠르게(2026.10.25) 나이가 들어가면서 확실하게 부모님을 그대로 닮아가는 게 아버지 어머니께 각 하나씩 딱 둘입니다. 먼저 어머니를 닮아가는 것은 소식(小食)입니다. 단 한 숟가락이라도 많다 싶으시면 손을 놓으셨는데요. 제가 요즘 그렇습니다. 햇반 130g 정도가 적당하고 210g은 두 끼를 먹습니다. 그래도 끼니에 배가 고픈지 모르고 속도 편하니 이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버지께 물려받은 점점 빠르게(Accelerando)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멀리 나가실 일이 있으면 출발 두 시간 전부터 복장을 갖추시고 집안을 왔다 갔다 하시며 가족들에게 무언의 재촉을 하십니다. 제가 요즘 그렇습니다. 생각과 동시에 행동에 들어가며 또 다른 생각이 들어오면 다시 그 동작으로 향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닙니다. 절대 닮아서..
부캉이 만세(2026.10.24) 지난달 19일부터 매일 신선한 뉴스로 우리를 즐겁게 하던 천재 흑상어 부캉이가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갔습니다. 남달리 호기심이 많았던 부캉이가 평소와는 다른 물길을 발견하고 잠깐 둘러볼 량으로 들어왔는데 이를 목격한 사람들의 환호가 이어지면서 이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떼 지어 몰려오고 덩달아 세계 상어사 최초로 “부캉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부산시 명예홍보대사”라는 인간세상의 작위도 획득했습니다. 뜻밖의 환대가 고마워 더 머무르며 더 큰 기쁨을 안기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은 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지금쯤 상어 나라 방송에 출연해서 그간 보고들은 여러 경험을 전하며 내년 봄 모두 함께 갈 것을 제안하고 있을 것입니다. 기대하시라! 내년 봄을
상강날의 고구마(2026.10.23) 오늘이 10월 23일 절기상으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입니다. 계절적으로도 추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 가게 밖의 고구마도 편하게 보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마침 출근하시던 관리소장님께서도 언제 캐실 거냐고 묻습니다. 역시나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것입니다. 감사하지요. 사실 캐본들 고구마 한 뿌리 없을 게 뻔합니다. 고구만 줄기를 심은 게 아니고 무강 셋을 통째로 묻어 거기서 뻗어 나와 그저 싱싱한 잎으로 오가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사명에만 전념했으니 그만으로도 감사장을 받을만합니다. 며칠이라도 더 두고 실제 서리맛이라도 한번 보도록 하렵니다. 너무 이기적인가?
순수한 장난(2026.10.22) 제 앞에서 어깨를 맞대고 길을 가던 아가씨 둘이 갑자기 걸음을 멈춥니다, 동시에 신발 하나를 벗고 양말이 드러난 발을 서로 쭉 뻗어 맞대더니 그걸 사진에 담습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 한가운데서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어서 저도 길을 멈추고 대화를 듣습니다. 아하 누구의 양말의 무늬가 더 고운지 아니 더 야한가를 평가하는 듯하더니 이내 깔깔대고 웃습니다. 다 큰 큰애기들 가슴에 저런 순수한 장난과 낭만이 남아있다니 예쁩니다.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여기서 묻습니다! 저에게도 저런 장난기가 아직 남아있을까요?*2010년 4월 23일 대코프렌즈 골프모임 1조: 오기주, 김정의, 이호연, 강남석
보병 제 88여단의 날(2026.10.21) 카카오톡 초기 화면이 바뀌면서 친구 소식란이 뜨자 여러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과거의 인연이 갑작스럽게 뜨니 불유쾌했던 경험이 있던 분들은 억지로 봐야 하니 곤혹스러울 것이고 못 잊던 인연을 찾은 행운을 누린 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어제는 보병 제 88여단의 날이었습니다. 프로필에 띄운 강우 사진 “좋아요”에 정보처 정광호 군의 이름이 올라왔습니다. 이게 얼마만입니까? 바로 전화를 걸어 반가운 유선 해후(邂逅)의 시간을 갖습니다. 당연히 당시 여러 병사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대적선전대의 이한백 병장, 작전처의 이영 일병, 같은 정보처의 백종대, 이용우 둥 아하 끝이 없습니다. 내친김에 한번 모태기로 했습니다. 돌격!*맨 왼쪽 모자 벗은 이가 작전처 안상준, 입대..
고양이 마을(2026.10.20) 새벽길을 나서면 장안 어린이 공원에서 고양이 두 마리가 저를 맞습니다. 작년 분양 이후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얼마 전부터 새로이 어린 고양이가 나타나 이제 제법 자랐습니다. 귀엽습니다. 손을 흔들어 저의 인사를 전하고 걸음을 재촉해 길마중길을 맨발로 걷습니다. 끝자락 다시 양말을 신을 즈음 이를 지켜보는 큰 고양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무섭습니다. 마치 자신이 이 땅의 주인인 둣 보무도 당당합니다. 서초동 안 길로 접어들면 이제 말을 하는 고양이를 만납니다. 와우! 마냥 진화했습니다. 자신의 집을 홍보하다니, 네! 리모델링 중인 건물 외벽의 그림 고양이입니다. 그래도 참신하네요. 고양이를 동원한 재치가 돋보입니다. 이리하여 서초동 새벽은 고양이 마을입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2026.10.19) 지난 토요일 어머니 제사는 평소 조상님을 잘 모셔야 한다는 착(善)한 생각을 지닌 애엄마를 비롯한 우리 식구들 정성으로 다른 해보다 풍성하고 따뜻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거기다 이번에는 특별한 선물까지 더해져 더욱 빛이 났으니 그건 상호 친구의 부인께서 상호 손에 들려 보낸 약밥 덕입니다. 이를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서천 친정에서 직접 채취하신 햇밤, 햇은행, 햇대추를 넣어 정성을 다하셨다니 그 자르르 흐르는 빛만으로도 눈이 부십니다. 어머니께서도 얼마나 흐뭇하셨을까요? ”우리 남석이 주변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구나! “이러시면서. 아울러 우리 가족 모두의 칭찬과 감사도 함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