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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앞으로(2026.06.18) 아들아이 강홍구 군의 결혼식이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했을 때는 아득하게 생각되었는데 벌써 코앞입니다. 주위의 지인들께서 아버지인 저더러 일이 많겠다는 격려 말씀을 주셨으나 사실 저는 하객 규모를 어림하는 일과 제 용모를 단정히 하는 일 외에는 딱히 없어 지금 열심히 구두를 닦고 있습니다. 다만 애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하며 거기다 속까지 깊은 영화 양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데 있어서 소홀함이나 부족함은 없는지 딸아이 송은이와 함께 두루 잘 살피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영화라는 큰 행운을 안기신 신에게 감사드리며 여러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교대 살구(2026.06.17) 평소 다니던 길을 살짝 벗어나 서울 교대 안으로 들어섰는데요 운동장에서는 서초구청장배 쟁탈 동네 축구대회가 자기들끼리 열심입니다. 여러 팀이 곳곳에 삼삼오오 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를 통과하는 순간 저를 부르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건 잘 익은 살구들입니다. 역시 신을 저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여의도 살 때 한강의 살구는 모두 제 것이었는데 서초동으로 이사와 잠시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주십니다. 요즘 학생들은 살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지 이곳저곳 떨어진 살구도 많고 아직 나무에 매달린 살구도 많습니다. 노랗게 몸을 만들고 시큼 달큼한 맛까지 겸비해 모두 달려들 거라고 잔뜩 기대했는데 본체 만체이니 자존심이 몹시 상했습니다. 제가 사랑의 손길로 어루만지고 그중 불만이 많은 몇 개를 호주머니에 넣어 달랩니다.
기쁨의 선순환(2026.06.16) 지난 주말 상호가 부인과 함께 영동와인축제 국내 여행 이벤트에 참석한다는 중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마침 출발지가 교대역 14번 출구라 이들 부부에게 작은 기쁨을 안기기로 했습니다. 홍삼 음료와 캔디 등 가벼운 상품 몇 점을 들고 미리 가서 기다리다 둘을 맞았는데요. 깜짝 놀라며 반기는 모습에 제가 더 즐겁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가게에서 하루를 여는데 상호 친구가 꽃다발을 들고 짠하고 나타납니다. 여행 일정 중 인삼을 넣은 꽃다발 만들기 대회에서 부부의 작품이 1등을 차지했다며 이걸 들고 와 저에게 안깁니다. 역시나 저도 감동입니다. 선의 선순환! 내가 행한 작은 기쁨이 더 큰 기쁨으로 저에게 와 안깁니다. 저도 집으로 이를 가져가 기쁨을 또 나눕니다.상호가 버스에서 남긴 글오늘은 집사람이랑 여행스..
광고에 현혹되다(2026.06.15) 휴일이면 즐기는 회덮밥을 위하여 점심시간 교대역까지 진출하는데요. 가는 길 4번 출구 지하에 복국 16,000원이라는 광고가 눈에 쏙 들어옵니다. 요즘 세상에 복국을 저리 착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지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길도 가까워 출구를 벗어나자마자 왼쪽에 보입니다. 역시나 찾는 분들도 많아 저처럼 혼자는 구석에 겨우 자리를 차지합니다. 키오스크 주문인데요. 이런? 16,000원 메뉴는 존재조차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복국이라 하면 가벼운 복탕이나 복지리 정도를 이름할 텐데요. 복탕이 한그릇 26,000원부터 시작합니다. 광고에 현혹된 제 잘못입니다. 그래도 저 광고는 너무하다 싶습니다. 복국과 복탕의 차이?
마주치는 인사(2026.06.14) 이른 새벽 우면산 둘레길 건너편에서 오던 중년의 아재가 저에게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건넵니다. 당연히 생면부지의 초면입니다. 끝나기 무섭게 제가 세 배 더 큰소리로 거기다 웃음까지 더하여 “네 안녕하세요!” 이거 제가 바라던 세상입니다. 서로 마주치는 사람마다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거. 그리고 웃는 모습으로 주변을 더 환하게 만드는 거. 절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하는 일도 행운이 찾아들어 잘 풀리지 않겠습니까? 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해 볼 만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천만 우리 국민이 이렇게 무장하면 그 기운이 세계만방으로 퍼져 트럼프도 바로 물팍을 꿇을 것이며 네타냐후는 온몸이 오그라들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만세! 대한국민 만세!
산딸기를 사오니(2026.06.13) “산딸기” 이 석 자를 쓰고 나니 왜 야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까요? 그건 80년대 초 당시로는 다소 파격적 소재의 안소영 주연 영화 “산딸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가게 가까운 한 그루 벚나무에 가득 열린 버찌는 키가 닿지 않아 단 하나도 입에 넣을 수 없었고 집으로 오가는 길 어느 건물 앞 뽕나무에 시커멓게 열린 오들개(오디) 역시 키가 닿지 않아 그림의 떡(畵中之餠)인데요. 따려는 다른 사람들 또한 없어서 모두 땅에 떨어져 그 명을 다해서 늘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마침 들린 롯데슈퍼에 산딸기가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사서 들고 오긴 했으나 꿩 대신 닭인지 닭 대신 꿩인지 그 의미를 모르겠고, 어릴 적 산길에서 만난 산딸기는 거의 빨간색이었는데 이건 또 검붉은 색이니 복분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병상일지(2026.06.12) 2001년 그러니까 어머니께서 지금의 제 나이 때 뇌수막염을 심하게 앓으셨습니다. 강진 작천의 밭에서 호미질을 하시다가 호미자루를 타고 발병했는지 심한 두통으로 목포 한국병원에 5일 입원하였으나 차도가 없어 급기야 서울 성모병원 응급실을 거쳐 5001호 병실에서 17일을 머무셨습니다. 그때도 6월이었으니 지금의 바로 이때입니다. 제가 제 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이 뇌수막염의 후유증으로 바로 몇 년 뒤 치매가 찾아와 무려 15년을 또 고생하셨는데요. 우연히 아버지와 저 그리고 여동생 애심이가 합동으로 남긴 병상일지를 보며 당시 몹시 고통스러워하시던 어머니 모습을 떠올립니다.
고구마와 함께(2026.06.11) 작년 여름 한 철 내내 눈을 즐겁게 했던 앞뜰의 토란을 가을 수확 철이 되었어도 줄기와 잎만 제거하고 뿌리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겨울을 지내고 올봄에 혹시나 싹이 트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봄이 가고 초여름이 다가왔는데도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맨땅 맨몸으로 추운 겨울을 보냈으니 온전할 리가 없지요. 집에서 고구마 하나를 가져와 세 토막을 내고 세 곳에 묻었습니다. 한 달이 훌쩍 지났는데도 이 또한 무소식입니다. 실망도 잠시, 6월 1일 세 곳 모두 함께 싹을 내밀고 저를 반깁니다. 마치 6월을 기다렸다는 듯. 농사일도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고구마와 올여름은 함께 갑니다.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