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415) 썸네일형 리스트형 두 감나무의 가을(2026.10.11) 우리 건물 뒤편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한 접 이상은 달려야 제 몫을 다했을 크기의 나무에 딱 마흔한 개의 감들이 서로 다르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세어보며 참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옆 흡연구역의 담배 연기 영향으로 차별이 있어 아래쪽에는 아직 푸른빛이 역력한 감도 보입니다. 반면 지난주 선릉 재실 앞의 감나무는 셀 수없이 많은 감이 위아래 고루 모두 다 익었습니다. 조상(신)의 가호 아래 있으니 그 덕을 골고루 차별이 없이 나눠 가져서 옹기종기 평화와 사랑이 가득합니다. 쳐다보는 저에게도 그대로 전해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애국가 가사가 딱 맞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서오릉 앞 사과나무(2026.10.10) 지난 3일 개천절에 이어 어제 한글날 다시 서오릉을 찾았습니다. 엄청난 애국자라서가 아니라 정확히는 서오릉 정문 앞 사과나무와 빨갛게 익은 사과를 한 번 더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린 시절 사과는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사과 하나를 통째로 먹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하나는커녕 사과나무조차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출장이 잦던 직장 시절 영주 부석사 앞에서 우연히 만난 사과나무와 거기에 익어가는 붉은 사과를 보고 소원을 이룬 듯 경탄을 금치 못했는데 뜻밖에 서울근교 서오릉 앞에서 그 사과나무를 보다니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가 마냥 기뻤습니다. 계속 머리에 여운이 남아 그 들뜬 마음을 달래고 왔습니다.*人類의 文化가 생겨난 것은 두 개의 사과 때문입니다. 하나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입니.. 향로와 어로(2026.10.09) 지난 연휴 기간 중 연이틀 새벽을 틈타 서오릉과 선정릉에 다녀왔습니다. 조선의 어른들이 숨 쉬고 있는 명당 터라 그런지 몸과 마음이 아늑하게 안기고 절로 숙연해집니다. 두 곳 모두 제각에 이르는 길이 두 갈래인데 한 곳은 향로로 혼령을 위한 향이 지나는 길이고 바로 그 옆은 어로로 제향을 지내러 온 임금이 걷는 길입니다. 요약하면 하나는 조상(신)의 길이요. 하나는 임금의 길인데요. 조상의 길이 임금의 길보다 더 넓고 더 높습니다. 천상천하 지존 임금보다 신에 대한 존중을 우선시한 우리 민족의 배려와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감탄을 금치 못하며 어로로 걸으라는 즉 폼 한 번 잡아보라는 안내 대신 저는 바짝 엎드려 더 아래 잔디밭을 걸었습니다. 영화와 홍구의 생일(2026.10.08) 10월 6일과 그리고 오늘 즉 10월 8일 두 날은 우리 가족에게 또 하나의 역사입니다. 며느리 영화와 아들 홍구의 올 6월 결혼 후 첫 생일이 연달아 우리를 맞습니다. 저는 특별히 맡겨지지 않았지만 틈을 내서 두 아이 꽃다발을 준비했습니다. 영화에게는 그중 가장 예쁘고 밝은 꽃으로 사랑과 감사를 담았습니다. 아들 홍구에게는 항상 겸손하라는 의미로 그보다 약간 작은 꽃을 택해 발전과 약진을 담았습니다. 사돈 내외를 비롯하여 양가 가족이 함께한 축하 자리 우리들의 함성에 옆 백운호수가 출렁거리며 화답합니다. 불빛 또한 환하게 우리를 향해 만세를 부릅니다. 축하 자리 절정은 역시 호호 오강우 몫입니다. 영화 홍구 축하한다! 홍구 영화 만세! 서로 다른 부부(2026.10.07) 기력이 쇠하야 몸보신하러 간 석촌동 장어탕 집 제 자리 앞 좌우에 공교롭게도 각기 다른 50대 후반 정도의 부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먼저 오른쪽, 아내분이 아주 짧은 머리로 기가 세게 보입니다. 연신 맥주잔을 비우면서 남편분을 큰 소리로 나무랍니다. 추석에 뭔가 잘못을 저질렀는지 아무 변명도 못 하고 그저 장어에만 손이 갑니다. 합이 안 든 부부이지요, 잉! 그런데 왼쪽은 아조 화기애애합니다. 먼저 아내분이 기침을 크게 한참을 합니다. 물끄러미 안쓰럽게 이를 지켜보던 남편분, 아내의 기침이 끝나자마자 바로 자신이 더 크게 기침을 해댑니다. 천생연분입니다. 합이 잘 들었습니다. 잉! 나이가 전부는 아닌데(2026.10.06) 9호선 지하철 교통약자석 제 옆 두 자리가 비었는데 사평역에 이르자 두 손에 물건을 든 아가씨가 덥석 앉습니다. 빈자리이고 주위에 나이 든 사람도 없으니 딱히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닌데 다음 역인 신논현역에 이르러 모자를 쓴 할아버지 한 분이 표정이 일그러지며 앉으시더니 여지없이 그 아가씨를 나무랍니다. 제가 가만히 말렸습니다만 무참해진 아가씨가 일어서서 문 옆에 그냥 서 있으면서 상황이 종료됩니다. 7~80연대 현대건설에서 임원으로 나름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에 가득 찬 80대 어르신입니다. 그렇더라도 앞으로 이런 일을 또 보시더라도 모른 체하시라는 저의 말씀에 고개를 끄떡이십니다. 다행입니다. 저도 면박을 받을 줄 알았는데. 페이스북 광고 현혹사(2026.10.05) 사실 페이스북 광고 수난사는 지능 테스트 이전 달걀후라이 용기에서 출발합니다. 간단하게 달걀을 깨서 용기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려내면 바로 조리가 되는 거였습니다. 바로 저에게 즉시 필요한, 즉 프라이팬이 없고 불도 없는 가게에서 영양 보충이 가능한, 이 얼마나 신문명입니까? 잉! 그런데 한 개씩이 아닌 세 개가 최소단위입니다. 개인통관 고유번호 어쩌고저쩌고하는 절차를 거쳐 도착한 용기에 바로 실망입니다. 광고에서 보여준 그림과는 달리 플라스틱으로 찍어낸 조악 그 자체입니다. 이 정도라면 가격 역시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습니까? 날달걀 한 판을 사와 바로 시험에 들어갑니다. 숙달이 덜된 탓인지 아직은 한 번도 제대로 모양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건 내 잘못으로 치더라도 앞으로 페이스북 광.. 부산 상어와 서울 메뚜기(2026.10.04)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출현한 상어 부캉이가 20일 가까이 머물면서 8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불러들였습니다.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두 번의 친절도 마다하고 요리조리 기가 막히게 빠져나가 아직 인기몰이 중입니다. 반면 우리 가게 앞 고구마 숲에 나타난 메뚜기 한 마리는 양정 딱 한 사람을 불러들였습니다. 그나마 머문 시간도 한 시간을 채 넘지 못했으니 이런 차별 또한 없습니다. 거그 상어나 여그 메뚜기나 여러 무리 중 한 마리에 불과하고 있을 곳을 벗어난 점에서 똑같은데 메뚜기로서는 여러모로 서운했을 것입니다. 부캉이에게는 먹이도 던져주고 기자도 달려오고 시장까지 나서서 명예 홍보대사로 임명했는데 메뚜기 앞에는 송송 구멍 뚫린 고구마 잎뿐이었으니 이전 1 2 3 4 ··· 4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