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394)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 끼 식사를(2026.09.20) 요사이 그저 때우는 식사가 계속되다 보니 기운이 없고 자주 졸리는 등 영양실조 현상이 뚜렷합니다. 점심 한 끼 잘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한솥도시락에서 송정떡갈비가 딸린 도시락을 가져와 싱싱한 목포 홍어와 신선한 가평 고추를 더해 상을 차렸습니다. 여기서 생활하는 동안 가장 풍성한 식단으로 보여서 기념 촬영까지 해둡니다. 참 홍어와 고추는 이번 추석 선물로 받은 것이니 너무 부러워하지는 마셔요. 잉! 시작과 동시에 몇 숟갈은 잘 넘어가는데 반도 못 먹고 내려놓습니다. 매번 이런 식입니다. 반 정도가 제 정량입니다. 누군가와 같이 먹는다면 그래도 다 비울 수 있을 것을 혼자 있다 보니 늘 한 끼 양으로 두 끼를 해결합니다. 호강에 젖은 소리 마시게, 이도 못 먹는 사람 천지라네! 숭고한 걸음(2026.09.19) 동이 밝아오는 우면산 무장애 숲길에서 한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반발 한발 어렵게 걷고 그 바짝 뒤에 아버지로 보이는 분이 작은 소리 응원과 격려로 아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따르십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경건합니다. 아니 숭고합니다. 앞서기가 미안했으나 마냥 뒤에서 같이 걸을 수 없어 목례로 예를 다하고 지나쳤습니다, 어쩌다 저리 젊은 나이에 저런 화를 안고 저 고생을 하며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또 어떠실까요? 보행이 불편한 광주의 두 친구 얼굴이 스쳐 지나가면서 저 청년과 더불어 어서 뽈깡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어야 일환이, 웅렬이 알겄제? 최진의 음악여행(2026.09.18) 어제는 저의 문화생활 중 한 획을 긋는 영광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암시랑과 함께하는 최진의 음악여행”이라는 조금은 특별한 이름의 특별하게 마련된 음악회였는데요, 주관하시는 분도 후원하시는 분도 공연에 직접 참여하신 분도 관객으로 참석하신 분도 모두 저와 인연이 있는 분이어서 특별했고요. 거기다 무대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세상에 처음으로 발표되는“바람이 전하는 메시지”등 몇 곡의 감상과 함께 “암시랑 아리랑”을 따라 배우는 즐거움에다 가야금 공부는 덤입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사물놀이는 그 절정을 이뤄 저의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했습니다.“암시랑과 함께하는 최진의 음악 여행” 여기 우리 동일 아우가 있었고 성민 회장님이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오신 희동 형님도 자리하셨고 형균 형님 내외께서도 우리 가락에 취.. 네에 반갑습니다(2026.09.17) 아직은 사방이 어두운 새벽 서초동 이면길에서 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던 아짐이 저와 마주치자 큰 소리로 “반갑습니다”라고 외칩니다. 어찌나 큰소리인지 주위가 쩡쩡 울립니다. 엉겁결에 저는 죽어가는 소리로 “아하 네 반갑습니다”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아짐의 선의를 곡해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보통은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건네는데 이 아짐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보게 되는 제가 늑대로 보였을 것입니다. 행여 잡혀먹힐까 두려워 자신의 용기를 북돋고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자기 보호이자 자기 과시였을 것이라고 그냥 억지를 부려봅니다.*그리하여 저도 사방이 어두운 우면산으로 접어듭니다. 아직은 아무도 안 보이는데 누구를 만나려나요?*아하 어제 칠엽수 열매와 비교를 당한 우면산 밤나무가 분발했습니다. 추석.. 밤과 칠엽수 열매(2026.09.16) 우면산의 밤들이 추석 상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으나 어찌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제가 마구 응원을 보내는 사이 서초동 길가의 칠엽수 열매들이 자신들이 올라가겠다며 먼저 떨어져 아우성입니다. 밤나무도 아니고 울릉도의 너도밤나무도 아닌 것이 일본 땅을 두고 여기까지 건너와 이제 차례상을 넘보며 저리 설쳐 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대로는 먹을 수도 없는 것이 겉만 우리 밤을 닮아서 번지르르합니다. 볼썽사납습니다.추석을 앞두고 저 역시 실속 없는 일에 매달리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강남석 강남구에서(2026.09.15) 참으로 오랜만에 새벽 한강을 택했습니다. 서초 도심을 벗어나 한강 가에 이르자 조용히 잠을 자던 한강 물도 깨어나 오랜만에 만났다며 감격합니다. 감격하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길과 물과 그리고 나무와 감격에 겨운 대화를 마치고 한강을 빠져나와 강남 도심을 통과해 길마중길로 가려는데 도통 감이 오지 않습니다. 문득 앞을 보니 논현역입니다.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쭈욱 갔어야 하는 길을 옆으로 쭉 왔나 봅니다. 왔다 갔다를 몇 번 반복하다 길옆 대나무밭을 보고 나서야 안심이 됩니다, 요약하면 강남석이가 강남구에서 길을 잃은 것입니다. 두 시간 예상한 걷기가 세 시간을 넘어 2만 보에 이르렀습니다. 단체카톡방 정리(2026.09.14) 50여 개에 이르는 단체카톡방 정리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그 역할을 다해 사실상 휴면상태에 있는 방은 당연하고요. 어쩌다 한둘 참여하고 나머지 분들의 참여는 전혀 없는 방과 활성화는 되어 있으나 지극히 편향적인 정치 관련 글과 있지도 않은 사실을 들어 특정 지역을 폄훼하는 글을 마구잡이로 퍼 올리는 그런 카톡방입니다. 물론 안 보면 그만이지만 오는 카톡은 무조건 보고 필요한 경우는 답을 하는 나름의 성격 때문에 어려웠습니다. 몇을 정리하니 편안해졌습니다. 고요가 찾아온 듯 마음의 평정이 유지됩니다. 조용히 나가기를 선택했으니 특별히 관심 없었던 분은 알지도 못할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한솥 도시락을 다시(2026.09.13) 옆 롯데슈퍼 내 도시락 가게 폐업으로 간단 점심이 곤란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미리 준비된 것 중 하나만 들고 오는 편리함 때문에 자주 이용했었는데 이제 한 건물 건너 다른 도시락집을 드나들어야 할 형편이 되었습니다. 미리 주문을 하고 얼마간을 기다리다 가서 가져와야 하는데요. 3년 전까지는 간간 이용했는데 다시 들리려니 왠지 어색합니다. 그래서 아짐 사장이 저를 몰라보기를 기대했는데 도시락을 건네면서 제 얼굴을 보는 순간 “오래만에 오셨습니다,” 바로 알아보십니다. 속으로 “짜아식 이제까지 쩌그 이용하다 별수 없으니 들렸지?”라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전 1 2 3 4 ··· 4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