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382)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우유 촌극(2026.09.09) 우유래야 어머니께서 즐기시던 바나나 우유를 일 년에 서너 번 먹는 정도인데 어느 유튜브에서 시중 우유 중 서울우유의 A2+가 품질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가끔 들르는 인근 롯데슈퍼에서 그게 보여 사 와서 맛을 보니 좀 고소한 느낌이 뭔가 다르다 싶어 반쯤 마시고 남은 걸 애엄마에게 들고 가 자랑을 했습니다. 마치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 아이처럼 칭찬을 듣고 싶어서. 바로 핀잔이 떨어집니다. “바보! 가격이 배나 비싼데 그럼” 그렇게 가격이 비싼지 몰랐는데 멋쩍습니다. 그런데 또 이건 무슨 연입니까? 다음 날 아침 간간 들리는 서초동 아짐께서 서울우유 나 100%라는 우유 한 팩을 맛있는 거라며 놓고 가십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ㅋㅋ 나 100%라는 이름에 의미가 있나? 오늘의 깨달음(2026.09.08) 새벽에 집을 나서 발을 옮기자마자 “어여쁜 눈썹달이 뜨는 내 고향~~~”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순간 깨닫습니다. 그렇지! 이게 바로 양정 강남석 너의 본모습이야.. 젊은 시절 너는 학교에 갈 때나 직장에 갈 때도 항상 노래로 생을 기뻐하며 즐거워했어. 그간 어떤 번뇌나 걱정이 나를 흔들었을까요? 오늘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잠시 뒤죽박죽 되었던 아침 일정을 정해진 순서대로 행합니다. 걷기, 샤워, 영혼에 이끌리는 삶 낭독, 금강경 독송, 인생독본 오늘 분 독서에 이어 지금 글쓰기까지. 스스로 정화하고 있음을 또 느낍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다 덕분입니다.* 인생독본 오늘 첫 머리: 어린 아이에게는 가장 크고 많은 가능성이 있다. 양재천 벼를 재수해서(2026.09.07) 제 인생에 있어서 초등학교 입학에서부터 어제 양재천 논 보기에까지 재수(再修)는 필수입니다. 아침에 결행했던 양재천 가기가 카드분실에 따른 혼란으로 무산되었으나 예서 말 수는 없어 오후 시간 기어코 다시 나섰습니다. 매봉역에서 내려 양재천변에 돌입하자 신우대밭이 먼저 반깁니다. 마치 여수 오동도의 신우대밭을 옮겨 놓은 것 같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걸어가자 눈앞에 이제 고개를 숙인 벼들이 펼쳐집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천 옆에 논을 조성해서 저리 벼를 심어 가꾸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린 시절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을까요? 마구 칭찬해도 남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올 추석 저 논의 올베쌀(찐쌀)은 누구 상에 먼저 올라갈까요? 양재천의 벼들이(2026.09.06) 양재천에 벼가 자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오늘 첫 일정으로 그를 보기로 했습니다. 어젯밤 안양에서 나대다가 시니어 카드를 분실하여 집에서 일단 가게로 걸어와 카드분실 신고를 하고 빛의 속도로 남부터미널역 개표구 앞에 섰으나 대안 카드가 없습니다. 다시 계단을 바삐 올라 가게를 뒤졌으나 역시 안 보입니다. 아하 어제 집에 오면서 사용 후 양복 주머니에 넣어둔 사실을 잊고 그냥 니온 것입니다. 요즘 카드 없으면 아무 일도 못 하는 세상이라 다시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러는 사이 양재천의 벼는 저를 기다리다 모가지가 빠지고 말았습니다. 미안하다 나락들아! 느그 성이 오늘 아침 나락(奈落)에 빠져부렀다야* 아침마다 양재천을 달리는 유상호 친구가 찍어 보냈습니다. 달리기로 다져진 덕으로 지금도 혈기 왕.. 택시 속의 형동생(2026.09.05) 어제는 하루 사이 그것도 택시 속에서 형이 되고 아우가 되는 놀라운 능력을 발현했습니다. 먼저 가는 택시 옆 기사님이 나이가 들어 보여 물었더니 뜻밖의 대답이 나옵니다. 목포 대성동 출신이며 목포 상고를 나왔다고 합니다. 얼마나 반가웠겠습니까? 5년 아래 우리 셋째 동생과 같은 나이이니 바로 제가 형이 되었습니다. 이제 오는 택시 속 기골이 장대하신 기사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냅니다. 벌교 상고를 나왔으며 젊은 시절 한가닥했다고 하십니다. 저보다 4년 위이시고 또 우리 진주 강씨 같은 항렬입니다. 바로 “워메 그라믄 형님이십니다. 말씀 낮추십시오.” 이렇게 바로 제가 아우가 되었습니다. 두 분의 이름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으니 언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면서*서초동 하늘의 하현달은 봄날과 가을날이 다릅니다... 몸무게 66.6kg(2026.09.04) 스포츠 센터 탈의실에서 마침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벌거벗은 채로 체중계에 올랐습니다. 66.6이라는 숫자를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 요한계시록의 짐승이 되었습니다. 불완전성의 극치라고 하지요. 정확합니다. 아직 제가 인간완성에 이르려면 한참 멀었으니 더욱 정화와 정진을 거듭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사진으로 찍어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누가 들어올까 서둘러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다시 올랐는데 이번에는 66.8과 66.7을 왔다 갔다 합니다. 66.6을 바코드로 이미 몸에 찍어버린 체중계가 저를 흔들어 보는 것입니다. 그러지 마라 잉! 나도 가끔 교주로 불리는 사람이어야! 더위를 물리친 9월 비와 함께 힘을 합하여 더위를 물리친 9월의 새벽이 청량합니다. 살 것 같다는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길마중길로 접어들어 맨발에 밟히는 모래도 오늘은 한결 부드럽습니다, 땅 기운도 시원하게 몸 전체로 들어옵니다. 마치는 지점 꼭 만나는 고양이도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저의 앞에서 양말 신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처음 일입니다. 역시나 9월이 가져다준 선물입니다. 날이 시원하니 새벽달도 기운을 얻었습니다. 힘차게 제 머리 위에서 구름을 비집고 빛을 내뿜습니다. 그 빛에 모든 우려와 걱정이 사라집니다. 하여 하늘의 달도 별도 구름도 그리고 이 땅의 고양이도 나무도 저도 모두 9월을 환영합니다. 9월 만세! 밥도 못 먹였다는데(2026.09.02) 비가 내리는 어제 오후 세 시를 갓 넘겼을까요? 세 살배기 예쁜 딸아이를 안고 서른아홉 엄마가 울면서 들어옵니다. 서초동에 도움을 받으러 지인을 찾아 나섰는데 집도 잘못 찾겠고 전화도 안 받는답니다. 가진 돈도 떨어져 아직 아이 밥도 못 먹이고 강서구 우장산 부근인 집에 들어갈 차비조차 없다고 합니다. 다른 것보다 아이 밥도 못 먹였다는 말에 저도 갑자기 울컥해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엄마 품에서 저를 보고 방글방글 웃습니다. 만 원짜리 두 장이 있어서 그대로 주면서 얼른 아이 밥 먹여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모녀가 모두 복장도 단정하고 깨끗합니다. 너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어찌 저런 형편에 처했을까요? 지금도 짠합니다.*철봉에 매달리다. 67년 중학시험에서 턱걸이 딱 한 개를 .. 이전 1 2 3 4 ··· 4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