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763) 썸네일형 리스트형 음식 터부 깨기(2024.07.14) 삼양라면 깔끔한 감칠맛 컵라면 65g 하나를 완전히 비워내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자장면에 이어 두 번째로 한 그릇을 비울 수 있는 음식으로 등극한 것입니다. 저와 식사 자리를 같이하신 분 중 몇 분은 제가 국수(麵)류는 반 그릇을 채 못 비운다는 사실을 잘 아십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사주를 보셨는지 점을 치셨는지 저에게 밀가루 음식이 해롭다고 일러주신 이후 그 주술 탓인지 자연스럽게 몸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자장면만 입맛에 맞아 한 그릇을 비우는데요. 기존의 음식 터부(taboo) 깨기에 나선 요즘 컵라면 다 먹기에 도전 그 몇 회 만에 오늘의 성과를 이룬 것입니다. 봉주형님 영면(2024.07.13) 제 생애 20대 후반부터 지금에 이르는 42년여 세월 동안 선한 영향력으로 함께 하셨던 어른께서 어제 제 곁을 떠나셨습니다. 젊은 날 직장 상사로서 저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을 이끄셨으며 때로는 큰형님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쳐주셨고 때로는 술친구로 밤을 새우며 역사에 남을 명장면 몇을 남기셨는데 참 슬픕니다. 년례행사로 총무부 휘하의 후배 사원들을 모아 식사자리도 주관하셨는데 그 심부름도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합니다. 제 결혼식 때 광주까지 오셔서 신랑 입장 때 남기신 말씀 여전히 기억하고 앞으로도 계속 새기겠습니다. 봉주 형님!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편히 잠드세요! 하찮은 물건을(2024.07.12) 건물 내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어서 들고 오시는 손님도 많고 접대할 일도 가끔 있어서 들고 온 커피 컵 캐리어가 아까워 그때그때 버리지 못하면 잠깐 사이 많은 양이 쌓입니다. 모아서 다시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싶어 가져다준 적이 있는데 돌아서는 사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습니다. 모으는 거도 부질없는 짓이구나 생각하면서도 얼른 버리지 못해 저리 모였는데요. 친구가 보낸 카톡 내용에 저처럼 그릇이 크지 않은 사람이 저런 하찮은 소모품조차 버리지 못하면 그릇에 빈 곳이 없어서 부(富)가 들어가 앉을 자리가 없다 합니다. 그 충고를 받아들여 과감히 버리기로 했습니다. 바로 부가 달려오는 기분입니다. 찰난 체 하기는(2024.07.11) 아버지 학산 강세원 선생 생전에 우리 가족들이 늘 하던 말이 있습니다. “잘난 체하신다. 또 잘난 체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자신이 하는 일이 그렇게 큰일도 대단한 일도 아니면서 마치시면 이를 자랑스레 이야기를 거듭하셔서 우리가 웃으며 했던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그 이야기를 우리 식구들에게서 제가 듣습니다.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아이고 강세원 아들, 똑같아! 잘난 체하기는.” 제가 좀 잘난 체한다는 사실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면면히 흘러 우리 아들아이에게도 그 싹이 확실히 보입니다. 유전자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잘 난 거도 없고 내세울 일도 아니지만 작은 성취에 스스로 만족하여 부르는 노래입니다. 용서하소서! 아들아이 방(2024.07.10) 집안 서열 5위로 밀리면서 그간 차지했던 안방을 애엄마에게 내주고 학업을 빌미로 저금 나간 아들아이 방으로 2개월째 밀려났습니다. 안방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공간에 아직 홍구 책상이나 책장, 옷장은 그대로 있어서 제 몸 하나 누울만한 땅만 제 영역입니다. 거기다 밖이 추우면 방은 더 춥고 요즘같이 더운 날은 더 덥습니다. 어떻게 아들아이는 이 방에서 10년을 견뎠을까요? 명색이 애비인 저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방안 곳곳에 더위와 추위를 막아보려는 여러 흔적이 저의 무관심에 대한 가족들 서운함의 반증입니다. 요즘 신뢰회복을 위한 저의 목록에 추가하며 반성하지만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또 없습니다. 어느 기억의 소멸(2024.07.09) 저는 전생의 일은 단 하나도 기억에 없습니다만 금생(今生)에서의 여러 일은 사진 찍듯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간간 그 장면 중 일부가 지나가며 잠시 머무는데요. 대개 이런 장면은 뭔가 제가 해야 할 일을 어떤 이유로 놓친 부분입니다. 그러면 나름의 방법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맺힌 부분을 풀거나 감사를 표하면서 기억에서 지워냅니다. 그 기억을 완전히 비워내고 그 자리에 사랑을 채워넣는데 흔히 정화작업이라 부릅니다. 이러면 상대에게서도 그 기억이 지워져 서로 상생의 길로 간다고 합니다. 제가 하는 정화작업은 하와이 사람들의 삶의 지혜 “호오포노포노”를 빌려온 것입니다. 복숭아 한 상자(2024.07.08) 생각지도 않은 복숭아 한 상자를 받았습니다. 받는 기쁨에 올해 처음으로 복숭아를 먹는 기쁨까지 더해져 감사하는 마음 만 배입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식당의 아짐 사장님께서 직접 들고 오셨는데요. 제가 간간 헛개 홍삼수를 가져다드리니 그에 대한 답례로 생각됩니다. 정으로 드리니 정으로 갚는 일이 없어야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요즘 비로 며칠 아침 식사를 걸렀더니 겸사겸사 오신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떻게 꼭 자신의 손해냐 아니냐는 관점으로만 볼 수 있겠습니까? 제 주변에는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만 많아서 저 역시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오늘도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정심을 유지(2024.07.07) 오늘 아침 한강은 단 한 번의 쉼도 없이 도도하게 서해 바다를 향해 흐릅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제 마음의 생각들도 단 한숨의 쉼이 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즉 고요하여 평정심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강물이 어느 지점에서 흐름을 멈추면 바로 홍수로 이어지듯 지금의 제 마음 역시 어느 생각에서 흐름을 멈추면 바로 문제가 되고 제가 그걸 붙들면 고뇌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생각 자체를 모두 끊어 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깨달음 즉 득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아직은 단 한 순간도 이루지 못한 숙제입니다.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3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