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967) 썸네일형 리스트형 야쿠르트 아가씨(2025.07.19) 아침잠이 그녀의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아니 치열하게 이 세상일을 헤쳐나겠다는 그녀의 당찬 생각을 가로막고야 말았습니다. 아침 9시 조금 넘어 가져오는 야쿠르트를 인근 지역 담당 아짐께서 들고 오셨습니다. 당연히 이유를 물어볼 수밖에요. 신선 식품의 특성상 일반 가정집에는 아침 식사 전이나 출근 전 배달이 당연한데 이 38살 아가씨는 아침에 못 일어나 그 시간을 못 지키는 일이 빈번해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어린 나이 탓에 간절함이 덜 했을까요? 평균 나이보다 훨씬 어려 그 용기에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냈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보다 자신에 맞는 직업을 곧 가지게 되길 바라며.* 야쿠르트 아짐의 진화. 글쎄요? 올해가 벌써 2025년인데 비가 오락가락하니(2025.07.18) “비 오면 미투리 안 팔리고 해 나면 나막신 안 팔리고, 비가 오면 비가 와 탈이요 안 오면 안 와서 걱정일세,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마나님은 언제나 마음이 편할 날 없어 울상일세!” 비가 계속 내리니 이 노래처럼 걱정입니다.“비 오면 나막신 잘 팔리고 해 나면 미투리 잘 팔리고, 비가 오면 비가 와 좋구요 안 오면 안 와서 태평일세,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영감님은 언제나 마음이 아주 턱 놓아 태평일세!” 비가 계속 내리지만 이 노래처럼 흥겹습니다. 전화위복이 되기를(2025.07.17) 세상을 살다 보면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지는 일도 있고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일도 있습니다. 억울하게 원하지 않은 퇴직을 하고 상심해있다는 과거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는 옛 직장후배 사우에게 위로 전화를 했습니다. 거의 30년 세월의 공백이 있는데도 단번에 저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지금 자신의 처지를 설명합니다, 선하고 순한 그의 성품을 잘 알고 있는 터 마음 잡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더 좋은 일을 안기려는 신의 배려일지도 모르니 편하게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있고 인간사 새옹지마라고도 합니다만 어제부터 거친 비가 줄기차게 내립니다. 자판기 전지(2025.07.16) 출근과 동시에 포스기기와 개인 노트북을 킵니다. 그런데 어제까지 아무 일 이없던 포스 자판기가 작동을 않습니다. 암호 키를 계속 눌렀으나 화면이 요지부동입니다. 홍구에게 전화로 물어봐야 하나? 기주아우에게 물어볼까?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곤란하여 고장의 원인을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아하 이런! 뒤집어보니 건전지 넣는 곳이 보입니다. 인근 편의점으로 달려가 듀라셀 건전지 울트라 AAA 하나를 들고 와 음양이 바뀌지 않게 잘 집어넣었습니다. 기계 고장을 자력으로 해결한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만세 만만세 용사들 돌아오누나 높이 불러라 만세! 포스기기는 전기로 자판과 마우스는 전지로! 호호 오강우 방문(2025.07.15) 다음 주 100일을 앞두고 바깥나들이를 시작한 손자 호호 오강우가 엄마 아빠와 함께 가게로 들어왔습니다. 해가 다시 뜬 듯 갑자기 사방이 훤해지면서 여기저기서 우레와 같은 환영의 박수 소리가 터집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인테리어에 자신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지난 5년 한 번도 들리지 않았던 호호 할머니 즉 애엄마도 자연스레 따라왔습니다. 할아버지 가게에 편안함을 느꼈는지 똥을 힘껏 내지르며 새 기저귀를 찾습니다. 복을 부르는 일입니다. 그러더니 한바탕 울음으로 더욱 복을 부릅니다. 뭣을 하든 우리의 기쁨입니다. 호호 오강우 만세! 다행히 가게를 둘러본 애엄마 역시 별 지적이 없습니다. 너그러운 김희원 만세! 발톱깎기의 어려움(2025.07.14) 저에게 있어서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발톱 깎기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왼발이 더 어렵습니다. 어제 역시 피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요양병원 생활이 5년으로 접어들 무렵 어머니 발톱이 자라 탑처럼 쌓여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손톱이야 보이는 것이니 간간 보호를 받을 수 있었겠으나 양말 속의 발톱까지는 미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라도 달려들어 한 번쯤 자식 노릇을 했어야 도리인데 돌아가시는 날까지 그냥 못 본체 말았습니다. 아들 하나라고 온갖 대접은 다 받았으면서 아주 못된 아들입니다. 조상님들께서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셔서 피를 보게 만들어 그 일을 상기(想起)시키십니다. 엄니, 미안하요 잉!* 치매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절, 마을 뒤 양을산을 보시며 무슨 생각을 하실까요? 속옷을 벗고(2025.07.13)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미증유의 더위가 밤에도 자비가 없어 잠을 설치게 하더니 새벽 역시 27도 근방에서 오르내립니다. 특단의 비법을 선보였습니다. 속옷을 러닝셔츠뿐만 아니라 팬티까지도 벗었습니다. 스스로 야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어넌히(한결) 낫습니다. 일부러 들추기 전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 기분 또한 묘합니다. 길마중 길에 들어서서는 양말에 이어 신발도 벗어 던지고 맨발로 걷습니다. 옆길 맨발 분홍색 원피스 차림의 젊은 아짐 역시 속옷을 벗었을지 모릅니다. 부끄러운 생각을 눈치챈 서초동의 새벽달이 나무 뒤로 몸을 숨깁니다. 서초동 아짐(2025.07.12) 어제는 하루 내내 아짐 복이 터진 날입니다. 아침 식사를 위해 일찍 들린 나주곰탕 집에서 아짐 사장이 저를 반가이 맞으며 모든 선풍기와 에어컨 방향을 저를 향하게 돌려놓고 실하게 잡수시라며 고기를 듬뿍 넣어 가져오셨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오전에는 블루문 동생 사장께서 밝은 웃음과 함께 얼굴을 보이더니 아들아이를 위해 홍삼 제품을 주문하십니다. 그러고 보니 블루문 들른 지가 한 달이 넘어갑니다. 이리저리 이렇게 인연은 이어지는 법입니다, 이에 질세라 오후에는 이제 우리 가게 예쁜 아짐 서열 1번으로 등극하신 고객께서 상큼한 차림으로 등장하여 눈을 시원하게 하십니다. 서초동 아짐 여러분 만세이! 이전 1 2 3 4 5 ··· 3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