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머니께서 목포에서 오셨다
내일 홍구(손자)의 군 입대하러 가는 길을 보러 오신 것이다.
일요일이어서 터미날에 내가 나갔다.
조금 늦을 것 같아 그 자리에서 기다리라고 전화를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바같 쪽으로 걸어나오고 계셨다.
등에는 힘에 부칠 만큼의 배낭을 메시고 손에는 홍구에게 줄 직접 담근 식혜를 들고,
빈 손으로 오셔도 쉽지않을 78살 할머니의 서울 길에...
마침 식사때라 터미널 2층 고궁이란 식당에서 점심을 들기로 하고,
집으로 바로 가면 또 점심 준비에 머리 무거울 애 엄마의 손도 덜어 줄 겸.
전주 비빔밥을 시켜놓고 어머니하고 단 둘만의 식사가 얼마만인가 헤아려 보았다.
기억에 없다.
나는 마음으로만 효도를 하는 못된 아들인가 보다.
올 해 이를 치료하면서야 어머니가 틀니로 그간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를 알았다.
그래서 어머니 식사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관심있게 지켜보았다.
전에 집에서 보다는 오늘은 시장하셨는지 더 잘드시는 것 같다.
다행이다. 비록 중간중간 이때문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계셨지만.
내가 배낭을 메고 식혜박스를 들고 집으로 향하며
마음으로만 어머니를 생각하는 나를 한없이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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