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을 하러 자주 들리는 스님이 한 분 계십니다.태도가 조금 불량해서 내키지는 않았으나 그냥 보내기는 웬지 마음에 걸려 몇 천원이라도 꼭 시주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오시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입니다. 시주를 하면서 뭘 바라거나 이유를 붙여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웬지 불쾌했습니다. 그냥 보냈습니다. 웬지 찜찜은 합니다.(2013.01.15)
우리 부부의 결혼 2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하얀 장미 한 다발을 준비해서 어제 저녁 아내에게 안겼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늘 사는 날들이 다 삶의 일상인데 특별한 날이라고 유난을 떨 필요가 없다는 것은 원래가 내 생각인데. 그래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니 조금은 그렇습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분위기가 더욱 좋아질텐데 아무튼 부족한 저하고 가정을 이뤄 헌신해 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2013.01.15)
기억력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여셨던 어머니는 이제 지리적 감각마저도 상실하신 것 같습니다. 자꾸 지금 집이 아니고 다른 곳을 이야기하시면서 거기가 집이라고 하십니다. 기억이 얽힌 것인지. 이제 집 주위 외에는 혼자 외츨은 엄두를 못 내겠습니다.
3년전 부터 한쪽 다리에 이상이 와서 앉고 일어서는데 어려움이 많고 지팡이 없이는 자연스러운 보행이 힘들었던 아버지 역시 전보다 훨씬 더 불편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술 주정에 아직까지 마음 한 구석이 좋지 않았던 저지만 이제 그 마음 조차도 내려 놓아야겠습니다.
어제 목포 상동의 어느 갈비집. 지방이라서 그런지 구워만 주고 우리더러 굽고 자르는 일을 하라고 합니다.
저는 고기가 익었는지도 모르고 가위질도 서툴러서 이거 영 잘 되지 않았습니다.
별 수 없이 일하시는 분에게 돈을 조금 드리면서 부탁을 했더니 정성으로 구워줍니다.
저는 구원진 고기를 아버지 한 점,어머니 한 점 번갈아 놓아 드리면서 많이 드시라고 권했습니다.
집에서 두 분만의 식사가 부실해서인지 고기를 좋아하시 않은 어머니께서도 잘 드십니다.
아마 태어나서 처음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고기를 밥상에 올리는 일이....
아버지께서는 소주 몇 잔을 더 하시고.(2013.01.14)
옆 편의점의 젊은 아짐이 아침 일찍 갓 만든 샌드위치와 우유를 들고 왔습니다. 개업 초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면서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저에게 뭔가 고마움의 표시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하루종일 가게를 지켜야야하고 거기다 병마의 남편 수발에다 집안의 살림을 책임져야하는 저 아짐의 삶의 무게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게라도 잘 돼서 어느 한 곳의 짐이라도 덜어야할텐데 현실은 워낙 녹록치않아서...(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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