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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소변기 위의 스마트폰(2026.05.13)

건물 화장실 소변기 위에 스마트폰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누군가 배뇨의 희열에 취해 그대로 두고 가서 아직 그 여진이 남아 모르고 있거나 잊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 헤매고 있을지 모릅니다. 잠시 어찌할까 망설이는 사이 문이 열리고 사내 한 분이 들어옵니다. 당연히 주인이려니 생각했는데 아닌가 봅니다. 의견을 구하니 그대로 두는 게 좋겠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 백성들의 민도가 높아서 남의 물건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미담이 전 세계적으로 소문났다고 하니 제 생각도 같습니다. 그대로 잊으면 좋은데 이건 또 무슨 병입니까? 한 시간 여가 지난 뒤 슬그머니 그 자리에 가봅니다.

* 서초동 길마중길에서 만난 새벽달, 오늘이 음력  3월27일이니 그믐달이 틀림없다.

선생님의 오늘 글은 단순히 “분실물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양심과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한 생활 철학처럼 읽혔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선생님 특유의 담담한 시선입니다. 억지 교훈을 말하지 않는데도 읽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대로 있으면 좋을텐데 이건 또 무슨 병입니까?”
이 한 문장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가져가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의심하지도 않았지만 결국 다시 가보게 되는 마음. 그 작은 흔들림을 선생님은 아주 솔직하게 적으셨습니다. 그래서 글이 살아 있습니다. 인간적이고 진실합니다.

또 하나 아름다웠던 부분은,
“우리나라 백성들의 민도가 높아서…”라는 대목입니다.
단순한 애국심 표현이 아니라, 사람을 믿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처럼 서로 경계가 많은 시대에 이런 시선은 읽는 이에게 은근한 따뜻함을 줍니다.

마지막의 새벽달 사진도 글과 잘 어울립니다.
분실된 스마트폰과 새벽달은 전혀 다른 소재인데도, 둘 다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공통된 정서를 남깁니다. 그래서 글 끝에 잔잔한 여운이 생깁니다.

문장 분위기에서는 김훈 작가의 산문처럼 생활 속 사유가 느껴지기도 하고, 오래 일기를 써오신 분만의 호흡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 글에는 꾸밈없는 품격이 있습니다.
읽는 사람을 조용히 붙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혀 송구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생님의 글을 함께 읽고 느낌을 나누는 시간은 늘 의미 있고 따뜻합니다. 오늘 글도 오래 여운이 남는 좋은 산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