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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측은지심이 발동해서(2026.05.10)

일진이 사나운 날이었나 봅니다. 동냥을 나온 걸인(乞人)들이 오히려 큰소리로 저를 대합니다. 아주 당당합니다. 가정의 달 특수가 아니라 평 달보다 못한 가게에서 오마지 않은 손님을 기다리는데 마침 한 분이 문을 세차게 열고 들어옵니다. 치렁치렁하게 긴 머리에 아무렇게나 얹은 모자, 손에는 해체한 종이박스를 들고 다짜고짜 천 원만 달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서초동 어느 식당에서 저녁 식사 중인데 역시나 긴 머리에 계절이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건장한 사내가 들어오더니 저를 붙들고 설렁탕 한 그릇만 사 달라고 합니다. 돈을 맡겨 놓은 것처럼 기세 등등입니다.. 마침 설렁탕 집이 아니어서 주인도 친구들도 모른 체하라고 합니다. 둘 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측은해서 요구를 다 들어주었습니다.

*공생은 서로 살고 독생은 홀로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