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중학 시험을 보러 가는 저에게 어머니께서 두 가지 처방을 하셨습니다. 위 내복 안쪽 겨드랑이에 배냇저고리 일부를 잘라매어 두시고 아래 내복 안쪽에 주머니를 만들어 백 원권 지폐 몇 장을 넣어주셨습니다. 배냇저고리는 몸에 지니면 길하다는 우리 민속에 따라 시험에 붙기를 바라는 어머니 마음을 담았을 것이고요. 백 원권 역시 처음 가는 서울에서 뭔가 일이 있거나 맛있는 거를 사 먹으라는 뜻이었을 것인데 저는 그걸 하나도 쓰지 않고, 아니 쓸 줄도 몰랐으니 고스란히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학교 벽에 붙은 합격자 명단에 제 번호 또한 없었으니 마침 내리는 흰 눈을 맞으며 사립문을 열고 들어오는 저를 보는 당시 어머니 마음이 어땠을까요

*어머니께서 손자 강홍구를 위해 목포 집 뒤 양을산을 오르내리며 산 중턱에 쌓은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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