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회문리 녹암마을 대나무로 둘러싸인 외진 곳에 오막살이를 마련하자 엄니가 영암 장에서 병아리 10마리를 사 와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도중에 솔갱이(솔개)에 잡혀가고 쌀가지(삵)에게 물려가고 결국 장닭 한 마리와 암탉 두 마리만 남게 되었는데요. 그중 한 마리가 드디어 알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아버지 몫입니다. 매일 새벽에 술이 덜 깨신 아버지께서 생달걀을 하나씩 깨서 드시는 것입니다. 그 맛이 궁금했습니다. 기회를 엿보다가 어느 날 둥지에 갓 낳은 달걀을 몰래 꺼내 아버지처럼 깨서 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아니 근데 이것이 뭔 맛이여? 능글능글한 게 시금털털도 아니고, 도저히 삼킬 수 없어 바로 뱉어 버렸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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