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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궤짝 속의 닭을(2026.02.09)

토방도 없는 오막살이 집이라 따로 닭장을 둘 여유도 없었으니 키우는 닭 세 마리는 헛간 한구석에서 헌 사과 궤짝에 모두 들어가 잤습니다. 그래도 장닭 한 마리는 어김없이 새벽이면 잘 살아있음을 알렸는데요. 어느 날 그 울음소리가 안 들렸습니다. 간밤에 밤손님이 사립문을 밀고 들어와 궤짝 그대로 들고 가버린 것입니다. 없어진 닭을 찾으러 나서본들 있겠습니까만 집 뒤 월출산 올라가는 길 옆 논바닥에 닭털들만 무성하게 남아있었다 합니다. 솔치양반 집과 우리 집 딱 두 채만 있는 외진 곳이어서 평소 사람 왕래가 거의 없는데 누가 그랬을까요? 닭서리려니 그대로 넘겼지만 그 후 엄니는 닭을 기르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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