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한강에서 만난 기주아우가 봉다리 두 개를 꺼내 뜯고 물을 붓습니다. 곁에서 보기에 너무 많아 보입니다. 걱정이 앞섭니다. 내가 저걸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양이 너무 많지 않는가? 이윽고 시간이 다 되어 거기에 작은 봉다리 두 개를 더 뜯어 넣습니다. 그리고 비빕니다. 한 입! 두 입! 아니 이게 어쩐 일입니까? 입 맛에 딱 맞습니다. 이름하여 김병장 전투식량! 오사장 고맙네, 아침부터.(2011.08.16)
한강변의 많이 자란 풀들이 엊그제 이발을 하였습니다.오늘 아침 모두들 다정하게 깍은 머리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 무턱대고 기계로 가위질을 해버려 무더기로 피어 가는 사람 오는 사람을 반기던 꽃들마저 모조리 잘려나갔습니다.생각있는 사람들이 작업을 했다면 그 부분은 피했을텐데. 아쉽습니다. 내년을 또 기다려야.(2011.08.15)
1남5녀의 장남인 즉 아들이 하나인 우리 집에서는 제 생일을 꽤나 챙겨주셨습니다.어머니께서는 없는 살림에도 꼭 시루떡을 해서 상에 올리고 이웃에도 돌려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그런 어머니가 아들 생일을 잊으셨습니다. 가벼운 치매로 일상생활은 괜찮으신데 날짜 감각이 없으십니다. 생일을 맞아 한편 슬픈 구석입니다. 박 복순여사 만세!(2011.08.13)
집에서 참외를 가져와서 깍았는데 맛이 하나도 없습니다. 울외 맛보다도 못합니다. 울외를 아시는지요? 참외처럼 생겼으나 참외보다는 길고 단맛이 없어 우리 고장에서는 장아찌를 담아 먹었습니다. 나나스끼라고 하지요. 그 당시 목포에는 술 공장들이 많아서 거기서 나오는 술지게미에 저장하는 전통 발효기법으로 숙성시켜 여름 날 입맛 돋우는데 그만이었습니다.(2011.08.12)
속이 단단한 복숭아를 먹으면서 속이 조금 물러서 부드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속이 무른 복숭아를 껍질을 벗겨 먹으면서는 속이 단단한 복숭아가 더 맛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먹나 저렇게 먹나 같은 복숭아인데 먹을 때마다 다른 복숭아 생각이 나니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2011.08.11)
퇴직 임직원 235명의 주소록을 재정비했습니다. 서울 중심으로 정리되었고 아직 빠져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수시로 바뀌는 사항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지금 현재도 틀려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필요하신 회원들께서는 저나 오기주 회원께 전화주시면 이메일 송부해드립니다.아울러 회원관련 주소정보를 주시면 첨삭하겠습니다.(20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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