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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해 뜰 무렵(2024.05.04)

해 뜰 무렵 집을 나서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습니다. 보이는 게 많으니 걸음도 느려져 비로소 도(道)에 이르는 길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강에 들어서자 곰솔 위에 앙증맞게 자리한 거미집 마을이 누구를 기다리나 모두 분주하고요. 이팝나무 위에 숨은 달은 술래 별이 찾을까 조마조마합니다. 건넛마을 붉은 노을에 놀란 고기 한 마리는 물 위로 솟구쳐 그간 갈고 닦은 높이뛰기 솜씨를 자랑합니다. 한창 꽃을 피워 벌을 부르는 하얀 아카시아꽃 사이에서 붉은꽃 아카시아도 얼굴을 내밀고요, 벽 채색을 끝낸 담쟁이덩굴은 이제 주변을 다 덮을 양 기세등등합니다. 동작역 근처의  때 이른 메꽃 한 송이는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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