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량이나 구걸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최소한의 염치나 체면 그리고 도덕성도 가지고 있어야 오래 갑니다. 고속버스터미널 역사 9호선 입구에 허구한 날 같은 자리 반쯤 누운 자세로 국가유공자라는 종이 팻말을 앞에 놓고 행인들과 눈을 마주치는 둥 마는 둥 동정 대신에 혐오를 팔던 할머니 한 분이 기어코 그 자리를 빼앗기고야 말았습니다. 그간 인내를 거듭한 지하철 당국이 강체철거에 돌입한 것입니다. 저 역시 오며 가며 늘 마주치니 불쌍해 보이던 처음과 달리 요즘은 눈에 좀 거슬렸는데 다른 분들 마음도 같았나 봅니다. 다른 곳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좀 더 깨끗한 옷과 자세로 다른 팻말로 나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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