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다니던 동네 목욕탕이 정기 수리차 휴업중이다.
등산을 다녀오면서 행여 문을 열었나 집으로 확인해보라하니 전화를 안받는다 한다.
휴업중이니 당연히 안받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잠원역 근처 상가의 이발소를 이용하려 전철에서 내려 발걸음을 옮기다.
건물에 도착해 반기는건 8월1일부터 3일까지 상가휴가라는 안내문만.
그런데 이발소 표지판에 불이 들어와 있어서 2층 이발소로 일단 가보기로.
그 때 마침 변의가 강하게 내 몸을 감고 들어온다
1층에 화장실이 있어서 들어가서 볼 일을 보면 개운하겠는데
하필 경비아저씨가 그 앞에 서 있으면서 어디 가시느냐고 친절하게 묻는다.
화장실 이용한다는 이야기는 못하겠고 이층에 이발하러 왔다고 했다.
아 그러시냐며 이발관은 영업중이니 올라가시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지금은 이발보다 급하게 화장실에 들어 앉는 일인데
아무튼 이층을 부리나케 올라가서 일층과는 반대편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무리 급해도 문을 열고 꼭 확인해야 하는게 화장지유무이다.
마침 문을 연 칸에는 없다. 그 옆에도. 또 그 옆에도.
일단 문을 닫고 화장실 세면대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무데도 없을 뿐더러 대용으로 사용할 휴지나부랭이도 없다.
이발소에 가서 이발하러 왔다면서 우선 화장지 좀 달라고 하는게 최선의 길이지만
어찌 체면에 들어가자마자 화장실 이야기부터 할 수 있는가?
5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그냥 가기로 했다.
엉덩이부터 조여오는 변들의 비틀림이 심상치가 않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지가 뒤틀리는 느낌에...
얼굴에서는 진땀이 흐르고...
5분 거리가 한 시간 정도 거리로 느껴지는 어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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