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는 새벽녘 한강을 걸어 나오면 아무도 제 발길을 말리지 못합니다. 뜨문뜨문 오가는 사람들이나 자전거도, 하룻밤 사이 부쩍 자라는 소리쟁이도, 영역 싸움에 한창인 까치와 까마귀도. 그런데 딱 하나 저를 우습게 보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강 가 쇠밧줄 울타리의 거미들입니다. 여의도에서 동작역에 이르는 구간에 수백~수천 마리가 울타리 안에서만 집을 짓고 있으면 좋으련만 간간 길까지 그 영역을 넓힙니다. 그리하여 그 거미줄에 제 얼굴이나 팔이 감겨서 떼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듭니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아니라 만만한 강남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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