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건너 여름이 오자 한강 주변의 꽃들도 확 바뀌었습니다. 반가(班家)의 담장에서 밀려난 능소화가 길가 가로등을 까치발 삼아 한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요. 사립문안을 나팔꽃에 내주고 들로 나온 메꽃 역시 홀로 외로움을 달랩니다.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개망초도 하얀 나비들의 놀이터가 되어 화해라는 꽃말을 몸소 실천합니다. 갈퀴나물은 오늘 무엇을 긁어 망태를 채웠을까요? 무리를 지은 합창 소리가 한강을 뒤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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