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새해 첫 일을 해프닝과 함께(2010.01.04)

발목까지 빠지는 길을 걸어본지가 까마득한데

오늘 아침에 모처럼 느껴보는 눈 밭에 빠진 발의 정겨움.

동요 구두 발자국과 영화 닥터지바고가 겹쳐 떠오르고.

 

3일간 쉬었던 가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

청소, 정리, 준비의 삼단계를 거쳐

2010년의 일이 시작됨을 사방에 고하고

 

이제 몸을 단정히 할 차례.

 

보통은 화장실에 들어가면 먼저 두루마리 화장지

재고 수준부터 파악하고 다음 일로 들어가는데

오늘은 곧 바로 시작,

 

어제 그제 누적된 피로를 한꺼번에 변기에 쏟아 넣고

잠시 오늘 할 일을 다시 한번 새기며 마무리를 할 즈음

있어야 할 화장지가 단 1미리도 없음을 알고 경악!

 

혹시 대용이라도 있나 주위 쓰레기 통에 눈이

아침 일하시는 아주머니의 깔끔하신 마무리에

휴지 한 조각 없이 빈 방!

늘 신문지 한 장 정도는 널부러져 있드만은......

 

어쩌나, 그럼 주머니에 종이 쪼가리라도 있을까

윗 주머니, 바지 주머니 약속이나 한듯

종이나 손수건 중 아무것도 없이 텅 빈!

허접한 내 명함은 꼭 쓸려고 보면 한장도 없더라.

하긴 명함 한장으로는 어림도 없지.

 

휴대폰으로 구원요청을 할까?

그런데 누구에게

집에다?.

화장지 들고 차로 와달라고!

아주 재미있는 일이겠다고 느낀 찰나!

아! 그것도 가게 책상에 두고 왔지.

늘 가지고 다니는데 오늘은 어이하여.....

 

잠시 숨 죽이며 옆 칸의 동태 파악!

물 내리는 소리가 거의 다 되어가는 모양

그런데 어떻게 이 상황을 이야기 하지?

 

아! 그냥 포기하고 기다려 보자.

저 분은 뒷 처리에... 저리 시간이 많이 걸리나.

 

이윽고. 

옆 칸에서 문여는 소리

옹삭하게 서서 머리를 문에 최대한 붙여

문 틈으로 그 분의 다음 동작을 파악!

손 씻고 나기기를 기다려서.

 

이제 남은 수는 옆 칸으로 신속하게

그리고 일점 흔들림이 없이

이동하여 자리 잡는 방법 밖에.

 

반쯤 내린 옷을 그대고

문을 열고 껑충 껑충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를 할 때 이 걸음이었나?

 

다음 칸 문을 열고 몸을 숨기고.

잽싸게 다시 문을 닫고.

 

금년 한해 액땜을 오늘 아침에 다  해내다.

당황스럽다기 보다 스스로도 웃음이 나오는

즐거운 일로 받아들여진 행복한 오늘 아침!

 

그래! 올 한해는 좋은 일만 많이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