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영하 8도의 서울 아침.그래도 걸어서 출근. 심호흡을 한번하며 쳐다본 하늘.
지난 가을 출가 못시킨 자녀들을 어깨위에 얹고 신음하는 은행나무 가지,
꼭대기에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변해버린 도시까치의 무거운 집까지 떠 안고.
2.대열에 서서 혼자 지급 받지 못한 탄띠와 인식표에 걱정이 앞서고
가까스로 지급 받은 총을 앞에 들고 훈련장으로 뛰어가는데
갑자기 눈 앞에서 없어져 버린 동료들의 행렬
훈련장 이곳저곳을 기웃기웃하며 찾았으나 다른 복장의 다른 기수들
땀 흘리며 열심히 앞으로 뛰어가다 만난 허허벌판
갑자기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탄세례, 이곳 저곳에 펑펑
맞아 죽지 않으려 바짝 엎드려 뛰다가 운 좋게 만난 지하벙커
뛰어드니 반가운 동료 세명.반가움도 잠시
총를 어디다 놓고 온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벌떡 일어서니
무슨 아침에 그렇게 코를 골고 자냐는 애엄마의 목소리.
아침에 일어나 잠시 앉아있다 다시 잠이 든 것이다.
거기다 코까지 골았다니.예전에는 생각도 못한 일.
늙어 가는 것인가! 아니면 아직 군대 꿈을 꾸니 마음 속은 어리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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