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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영하 8도의 아침에 쳐다본 하늘 정확히는 위(2009,12.16)

1.영하 8도의 서울 아침.그래도 걸어서 출근. 심호흡을 한번하며 쳐다본 하늘.

  지난 가을 출가 못시킨 자녀들을 어깨위에 얹고 신음하는 은행나무 가지,

  꼭대기에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변해버린 도시까치의 무거운 집까지 떠 안고.

 

2.대열에 서서 혼자 지급 받지 못한 탄띠와 인식표에 걱정이 앞서고

  가까스로 지급 받은 총을 앞에 들고 훈련장으로 뛰어가는데

  갑자기 눈 앞에서 없어져 버린 동료들의 행렬

  훈련장 이곳저곳을 기웃기웃하며 찾았으나 다른 복장의 다른 기수들

  땀 흘리며 열심히 앞으로 뛰어가다 만난 허허벌판

  갑자기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탄세례, 이곳 저곳에 펑펑

  맞아 죽지 않으려 바짝 엎드려 뛰다가 운 좋게 만난 지하벙커

  뛰어드니 반가운 동료 세명.반가움도 잠시

  총를 어디다 놓고 온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벌떡 일어서니

  무슨 아침에 그렇게 코를 골고 자냐는 애엄마의 목소리.

  아침에 일어나 잠시 앉아있다 다시 잠이 든 것이다.

  거기다 코까지 골았다니.예전에는 생각도 못한 일.

  늙어 가는 것인가! 아니면 아직 군대 꿈을 꾸니 마음 속은 어리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