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중턱의 백 년은 훨씬 넘었을 잣나무 한 그루가 베어졌습니다. 근처의 참나무들처럼 시들음병에 시달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잣나무들이 숨도 못 쉴 정도로 빼꼼히 들어찬 것도 아닌데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기 있었으려니 하면서도 그루터기의 슬픈 얼굴이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더구나 그 앞에 잔인하게도 잘려나간 몸이며 팔이며 어깨들을 나란히 늘어놓았으니 동료 잣나무들의 위로가 그루터기의 귀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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