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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어제 어느 결혼식 (2020.12.28~2020.12.30)

아침 일곱 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립니다. 이 시간에 잘못된 전화려니 생각했는데 웬걸 앳된 소년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아홉시에 가면 되냐고 묻기에 열려있으니 지금 와도 된다하니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윽고 도착한 소년 엄마선물을 사려고 인근에서 일을 마치고 달려왔다고 합니다. 기특해서 몸부림칠 지경입니다. 스무 살도 안 되어 보이는데 야간 일을 하는 것도 예쁘고 게다가 엄마 선물까지 준비하다니. 이런 요즘 세대 아이들이 있어 우리나라의 앞날이 밝습니다. (2020.12.30)

 

 

 

별수 없이 귀가시간이 빨라진 요즘 집의 대접사가 좋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면 저의 기호를 잘 아는지라 봉다리 커피까지 내옵니다. 그런데 제가 타서 마시는 것보다 배나 맛있습니다. 가만있을 수 없습니다. “으째서 똑같은 커피인디 당신이 타면 더 맛있당가?” 여지없이 바보소리를 또 한 번 듣습니다. 컵 가득히 물을 채우는 저의 방식은 물맛이지 커피 맛이 아니라며 물을 반만 채워야 맛이 제대로 난다합니다. 봉다리 커피도 촌스러운데 거기다 타는 것 역시 촌스러우니 저는 언제 봐도 촌놈입니다. (2020.12.29)

 

 

 

어제 어느 결혼식 신랑 아버지께서 근엄하게 축사를 하십니다. 첫째로 조상의 제사를 잘 모실 것이며 둘째 일주일에 한번은 양가 부모의 안부를 물을 것이며 셋째는 정기적으로 용돈 드리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십니다. 허 참! 당연한 말씀 같기도 하지만 요즘 세대 아이들이 이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랑 신부가 둘 다 씩씩하게 대답은 했지만 여행길에서부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 뻔합니다. 한적한 식사자리에서 제가 둘에게 해설을 곁들입니다. 그냥 그런 마음을 가지라는 게 아버지 말씀이라네. ㅋㅋ 축사가 부담사가 되어서야 (202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