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양말을 사자 공칠 뻔했는데 고맙다면서 한 켤레를 더 주시던 노점상 트럭을 어제 저녁 집 앞에서 또 만났습니다. 하루 종일 길에서 사람을 기다렸을 아저씨에게 다시 기쁨을 안겨드리기로 했습니다. 반가운 기색이 역력합니다. 오는 사람을 기다리는 간절함은 가게 안에서나 길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요즘은 더욱 어렵지요. 더 주겠다는 한 켤레를 한사코 마다하고 돌아서는 제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2020.11.19)
가수 최헌의 가을비는 우산 속에 이슬이 맺히는데 오늘 가을비는 모두 단풍잎에 촉촉이 젖어들었습니다. 꼭 내여야 할 비이기는 하지만 꽃이 화창한 봄날의 봄비나 지금처럼 단풍이 절정일 때의 가을비는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어제만 해도 우면산 무 텃밭 속에 내려앉은 노란 은행잎으로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지 모르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오늘 그 비가 마치 주인인양 은행잎 속을 파고들자 무가 언짢습니다. 뽑아보면 속상한 바람이 잔뜩 들었을 것입니다.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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