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 이른 아침 김밥을 들고 오는 남부터미널 내 정성김밥 윤사장이 가게에 얼마 전부터 새로운 젊은 아짐이 일하는데 얼굴이 예뻐서인지 그녀를 보러오는 아재손님들이 많다고 합니다. 괜히 말도 시켜보고 어떤 아재는 하루에 두 번도 온다는데요. 저라고 호기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달려가 같은 아재 반열에 들어섰습니다. 예쁜 얼굴에 가냘픈 몸매 그러면서도 손매는 매워서 김밥을 야무지게 맙니다. “아따 남부터미널에 어찌 이리 이쁜 미인이 오셨다요? 겁나게 환영합니다!”(2020.09.23)
나름 추석절이라 조금 바쁜 시기인데 포스시스템의 자판이 먹질 않습니다. 아무 문제없이 자판의 글을 두드리면 날아가 모니터에 들어가 앉는데 꼼짝을 않습니다. 유선이라면 연결부분을 살펴볼 수도 있는데 무선이라 속수무책입니다. 껐다가 다시 켜도 그렇고 여러 곳을 때려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에서 손님도 기다리는데 그 앞이 깜깜합니다. 결국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자판 뒤편 건전지 넎는 곳을 찾아서 새 것으로 교체하면 된다고 알려줍니다. 아마 속으로 참 한심한 사람이라 했을 것입니다. (2020.09.22)
위를 향한 나팔꽃의 대행진이 환풍기에 도달하는 위업을 달성하고 스스로 꽃을 피워 자축합니다. 지난해 씨를 뿌리면서 가게 앞뜰을 다 덮어 버리기만을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올 여름 지주대를 세워 위로도 올라갈 수 있도록 줄을 하나 연결했더니 용감하게 하나가 마치 눈이 있는 것처럼 줄을 감고 올라서서 오늘 드디어 꿈을 이뤘으며 다른 나팔꽃들은 저의 기대대로 아래쪽 바닥을 다 자기들 세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간 아침저녁으로 행진곡을 들려주며 이들을 응원한 저 역시 오늘의 기쁨을 나눠가질 자격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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