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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꼭 몸이 가야하는 결혼식(2020.09.13~2020.09.15)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고속버스터미널역을 놓쳤습니다. 당연히 다음역인 사평역에서 내려 되돌아와야 하는데 슬그머니 꾀가 났습니다. 그 다음 신논현역은 완행뿐만 아니라 급행도 서므로 둘 중 먼저 오는 걸 탈 양으로 한 정거장을 더 갔습니다. 역시나 바로 완행이 달려와서 별 생각 없이 흐뭇한 마음으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차가 사평역에 이르자 다음 급행을 먼저 보내기 위하여 잠시 기다리네요. 아까 신논현역에서 차분히 살펴보고 급행을 탔으면 될 것을 하나마나한 꾀에 제 스스로가 넘어간 아침입니다. (2020.09.15)

 

 

 

모처럼 집에서 옆에 있던 저에게 애엄마가 자신의 공장에 와본 적이 있는지 묻습니다. 뜬금없는 질문에 잠시 당황스럽습니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야 입맛에 맞는 적절한 대답을 할 텐데요. 아무튼 “세 번쯤 갔지 않냐?” 하자 “그랬을까? 왜 기억이 없지!”로 마무리합니다. 뭔가 변화가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보여주고 싶거나 자랑하고 싶지 않나 생각됩니다. 일간 한번 들려봐야겠습니다. 작년 10월 한두 번 간 게 전부이니 무관심도 이정도면 최고수준입니다. 사실은 조금은 선의가 있는 무관심이긴 합니다만.(2020.09.14)

엘리스파이 선유도점

 

 

꼭 몸이 가야하는 결혼식이 있어서 양복으로 예를 갖추고 나섰습니다. 절차에 따라 QR코드를 찍고 체온을 잰 후 혼주들과 인사를 나누고 식장 안은 가족만으로도 50명에 이를 것이라 곧장 피로연장으로 향합니다. 마찬가지로 49명으로 제한하여 나온 수만큼만 들여보냅니다. 당사자들과 혼주들은 가장 기쁜 날에 가슴이 아프겠지만 일단 한적해서 식사분위기로는 딱 입니다. 영상으로 지켜본 결혼식 사진 촬영 때도 적정 인원으로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먼 훗날 오늘의 주인공들은 이를 자식들에게 어떻게 설명할까요? (202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