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자리에서 좌중을 웃기거나 그 자리를 유쾌하게 만들지 못하면 마치 그게 내 책임인 듯, 열심히 술 돌리고 여러 유머로 같은 자리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이런 이유로 다른 사람들 보다 술을 더 마시게 되고 자연 말 수도 많아진다. 반면 애엄마는 술도 싫어하려니와 가급적이면 말을 안하고 그냥 앉아있는 성격이라 항상 모임 후에 나에게 여러 잔소리를 쏟아 놓는다. 요지는 제발 다른 사람처럼 조용히 앉아서 남의 이야기나 잘 들어라, 다시는 같이 가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이런 이유로 어쩌어찌 부부가 같이 가는 모임에서는 나도 다소곳이 앉아만 있다 오려고 처음에는 무지 노력하는데 술 한 두잔이 들어가면 그 버릇이 어디 가랴. 또 혼자 여러사람들을 웃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나를 다른 분들은 분위기 잘 맞춘다고 좋아한다(내 생각인가?)
어제 무역센터 52층 마르코폴로에서의 몇몇 동창 부부모임.다들 일년에 한번이나 올까 말까한 자리라며
좋아들하고. 그런데 사실 나는 이런 자리는 괜히 주눅이 들어 싫다.서민형 음식점이 딱 어울리는데 친구의 승진 축하자리라 그 친구의 위상을 고려하여 일부러 잡았다하니 아무튼 애엄마도 이번에는 장소도 마음에 들고 승진한 친구 부부와 인사문제도 있고해서 순순히 따라 왔다. 양주와 와인. 두 가지가 다 나하고는 인연이 먼 술이다, 소주에 맥주가 딱 내 수준인데..아무튼 애엄마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어제는 내심 많은 조심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그러나 ....아니나다를까 몇 잔이 들어가자 술병을 들고 이자리 저자리 돌아가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내 자리의 음식들은 그대로 남고
아침에 조심스럽게 애엄마 눈치를 살피다.웬일인지 오늘은 기분이 좋으시다, 어제 친구 부인들과 나눈 이야기도 해주고. .....그래서 오늘 아침은 만세다! 영선아 어제 고맙다. 비싼 음식에 비싼 술에.....그런데 어제 밤에 배고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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