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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2020.06.24~2020.06.29)

 

식물의 남방한계선을 한반도 지도 남쪽에서부터 귤, 차, 대, 밀 순으로 배웠습니다. 이와 같이 중부지방 위에서부터는 풍성한 대밭을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이곳 서초동에서도 대밭에 새 죽순이 자라고 그것도 한 손 가득히 찰만큼 큰 대도 숲을 이룹니다. 어디 그거뿐입니까? 열린 무화과도 심심찮게 눈에 뜨이니 지구 온난화가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서울에서 보는 대밭이나 무화과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오늘도 마냥 덥습니다. (2020.06.29)

 

 

 

같이 골프를 나와 자신의 공은 뒷전이고 옆의 아내에게 고개를 드네 마네 호통에 가까운 코치를 하는 분, 운전을 하는 아내 곁 조수석에서 핸들을 빨리 꺾네 마네 시시콜콜 간섭을 하는 분은 가끔 보아왔지만 오늘 아침은 낚시를 가지고 일찍 감네 마네 큰 소리로 조지는 남편을 보았습니다. 뭐 하러 같이 나와서 물고기들 앞에서 저런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이들 수록 부부가 다른 취미를 가지고 서로 따로 놀아야 한다는데요. 저는 결혼 처음부터 모든 것이 따로였으므로 항상 즐겁습니다. (2020.06.28)

 

 

전화를 주고받을 일도 없으나 그렇다고 딱히 지울 일도 없어서 어머니, 아버지 전화번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행여 한번이라도 울리는 기적을 기대했는지는 저도 모를 일입니다. 어제 우연히 두 분의 전화번호를 확인하는데 카톡에 이미 다른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는 걸 알았습니다. 전화번호가 새 주인을 찾아간 것이지요.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왠지 서운합니다. 마침 오늘은 아버지 5주기 제사가 오후 동작동 현충원에서 있습니다. (2020.06.26)

 

 

 

 

강남석 골프사에 새 장(場)을 하나 열었습니다. 전에는 생각도 못했으며 앞으로도 당연 어려울 일입니다. 비록 스크린에서지만 18홀 내내 무결점으로 보기 없는 3언더를 기록한 것입니다. 언더파 보다는 단 한 번의 샷 실수 없이 완벽한 플레이를 했다는데 더 의미가 있습니다. 어찌 그냥 있을 수 있겠습니까? 두루 알렸더니 제가 운전면허를 단 하루 만에 취득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던 것처럼 역시나 반신반의 합니다. 그러나 어쩌랴?  당당하게 양정일보 전면에 실린 역사적 사실을..... (2020.06.25)

 

 

새벽에 눈을 뜨자 언제나처럼 반사적으로 폰을 확인합니다. 카톡이 아닌 메시지 하나가 심야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강 오라버지” 딱 다섯 자! 지난 날 음식점에서 저에게 유난히 친절하게 대해주던 젊은 아짐입니다. 아마 야밤에 취하셨나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도 잘 모를 수 있고 부끄러워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최대한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넘겨야 편할 것입니다. “ㅋㅋㅋ한잔하셨구만, 반가워요!”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다들 지금 상상의 나래들을 펼치고 계시지요? (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