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를 하려는데 밥통에 밥이 없습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밥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뒤주에 쌀조차 없습니다. 가족을 위한 일념으로 밖으로 나가 10kg 한 포대를 사서 어깨에 메고 들어와 쌀과 물의 과학적 비율 1대1 부피로 앉혔습니다. 이윽고 밥을 시작할 차례 그런데 밥통 네 개 버튼들이 하나도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밥하기 참 힘듭니다. 별 수 없이 애엄마에게 일찍 들어온 걸 알리기도 할 겸 전화를 걸어 물었습니다만 마찬가지입니다. 밤늦게 일마치고 들어온 애엄마의 핀잔 “아이고 이 바보야, 코드가 빠져 있잖아!” (2020.07.07)
날달걀을 낱개로 한두 개를 사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하나에 얼마나 하는지 기억에 있을 리가 없습니다. 어제 한판 30개를 5,700원에 구입했으므로 하나에 190원인 셈입니다. 아니 달걀 하나가 한번 씹고 버리는 껌 하나 값보다 못하다니 암탉들이 이를 알면 통탄할 일입니다. 그 하나를 낳기 위해 몸집을 키워야하고, 수탉하고 정이라도 한번 붙으려면 몸치장에 드는 비용도 얼마이며, 알 낳을 자리를 잡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이러다 암탉들의 알 낳기 거부운동이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2020.07.06)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설마 괭이갈매기가 내륙의 골프장에까지 날아올 리가 있겠는가? 호기심에 날아온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여러 마리가 골프장 페어웨이 가운데를 차지하고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어떤 갈매기는 저를 향해 수평으로 곧장 날아오기도 합니다. 마치 부딪힐 듯! 캐디아가씨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인천국제골프장에서 6~7월 딱 두 달만 볼 수 있는 광경이며 많게는 100여 마리에 이르는데 잔디속의 검정풍뎅이를 찾는답니다. (2020.07.04)
저에게 있어 술은 아침에 끊었다가 저녁에 다시 먹는 일이 다반사지만 이제는 정말로 완전히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술 먹은 다음 날 얼마를 먹었든 몸과 정신을 따로 보았을 때는 둘 다 문제가 없으나 둘이 유기적으로 화합하여할 일에서는 영 무기력해집니다. 그 무기력이 오전을 지나 오후에까지 계속될 뿐만 아니라 그 무기력 자체를 영 못 견디겠습니다. 전에 없는 이 무기력을 술이 불러오니 그 원인 자체를 봉쇄하려면 끊어버리는 수밖에요. 섭섭하실 분도 조금은 있으려나요?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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