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거리두기가 어느 덧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조금 걱정이 됩니다. 핵심수칙 중에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거리두기가 있습니다. 이 수칙을 따르자면 부부사이도 따로 자야하고, 연인 사이에 뽀뽀는 물론 포옹도 어렵습니다. 하물며 아재아짐 사이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인구증가는 이제 요원합니다. (2020.05.06)
5월5일 어린이 날이며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저는 휴일근무의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자영업이라는 것이 휴일과 비휴일의 경계가 모호해서 근무일도 휴일 같고 휴일 또한 근무일 같습니다. 더구나 저의 가게 주변은 온통 사무 공간들뿐이어서 휴일은 정적(靜寂)과 함께여서 문을 열어도 여는 것 같지 않고 문을 닫아도 문을 닫은 것 같지 않습니다. 오늘도 앞의 느티나무와 플라타너스나무가 제 친구일 뿐입니다. (2020.05.05)
지하철에서 앞서 출발한 차를 뒤에서 출발한 차로 쫒아가 잡을 수 있을까요? 다들 어렵다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가능합니다. 바로 어제 해냈습니다. 9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에 이르자 제 눈앞에서 제가 타야할 완행열차가 출발해버립니다. 잠시 기다리려니 이번에는 급행이 다가옵니다. 순간 머리가 번쩍입니다. 필시 아까 간 완행이 일반적인 순서가 아닌 급행보다 먼저 왔으므로 동작역쯤에서 이 급행을 기다리지 않을까? 생각은 적중했습니다. 바로 동작역으로 달려가 그 완행으로 옮겨 탔습니다. ㅋㅋㅋ머리가 좋은 겨? 아니면 원래 그런 겨? (2020.05.04)
전철 속에서 서있는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분이 앉아있는 20대 청년을 나무랍니다. 그것도모두가 다 들리게 큰 소리와 삿대질로 좀 심합니다. 뭘 그리 잘못했는지 모르겠으나 괜찮을까 싶었습니다. 이윽고 다음 역에 이르자 역시나 밖에서 둘의 난투극이 시작됩니다. 얼척없는 쌈박질이 오가는 사람의 보기 좋은 굿판입니다. 누구도 두둔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이가도덕의 표준이 되던 시기는 이미 오래라 뭐든 정도껏 하는 게 맞습니다. 둘 다 경찰서로 끌려가 흑백을 가리려나요? 저의 굿판은 여기까지입니다.
(2020.05.02)
누가 4월을 일컬어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요? 적어도 2020년 올해만은 4월이 가장 슬픈 달, 불쌍한 달일 줄 모릅니다. 봄이라고는 하나 겨울의 끝자락이 아침을 놓지 않고 계속 찬바람으로 그 생명력을 이어갔으며 급기야 5월의 어제 첫날 여름의 더위가 맹렬한 기세로 돌진해와 그 자리마저 점령해버렸습니다. 낮 동안은 그간 듣도 보도 못한 코로나가 4월의 한 낮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철저히 막아버려 내내 쓸쓸했습니다. 내년에는 다시 잔인한 달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벌써 5월도 2일입니다. (20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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