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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마스크를 사기위하여(2020.03.31~2020.04.02)

선거일이 다가오자 남부터미널 거리에도 입후보자들의 현수막이 나부끼기 시작합니다. 우선 1번과 2번이 제일 먼저 내걸었습니다. 1번은 파란색에 아짐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2번은 분홍색에 아재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파란색을 좋아하면 1번을 찍고 분홍색을 좋아하면 2번을 찍으면 됩니다. 아짐을 좋아하면 1번을 찍고 아재를 좋아하면 2번을 찍으면 됩니다. 정작 저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아직 우리 동네에 누가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2020.04.02)




민들레는 진땅, 마른땅을 가리지 않습니다. 민들레는 너른 땅, 좁은 땅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민들레는 높은 곳, 낮은 곳도 따지지 않습니다. 민들레는 건물틈새나 바위틈새도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저 있는 자리에서 싹을 내고, 꽃을 피우고, 씨를 날리며 감사해합니다. 감사하는 마음 그 자체입니다. 민들레는 밟아도 화내지 않습니다. 바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민초들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민초인지라 민들레를 좋아합니다. (2020.04.02)



코로나 시국에 선거정국까지 겹쳐서 주변이 온통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세속적인 일에는 일체의 관심과 신경을 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자 요즘은 책 읽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내서 읽고 있는 순간에는 아무 생각이 없어 하루에 정해진 책의 백 페이지를 봐야겠다고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욕심이 생겨 꼭 더 나가게 됩니다. 이 욕심조차도 결국 세속적인 것이라 벗어나야하는데 아직은 그 욕심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더 게을러져야 (2020.04.01)



가게 앞 화단 회양목과 철쭉의 햇볕 더 받기 전쟁이 치열합니다.. 진달래가 만발하자 마음이 급해진 철쭉이 꽃대를 회양목 사이를 비집고 들어 올리지 회양목이 새 줄기와 새 잎으로 키를 더 키웁니다. 다음 날은 철쭉이 힘을 더 합니다. 그러자 회양목도 더 분발합니다. 햇볕은 누구 일방 편을 들 수는 없는지 그저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하늘아래 모두가 평등한 것이라서. 그러나 저는 편이 뻔합니다. 가위를 들고 나섰습니다. 내일은 아마 철쭉이 꽃을 터트릴 것입니다.(2020.03.31)



마스크를 사기 위하여 주변 약국들을 파악하고, 몇 시에 문을 여는가를 알아야 하고, 또 시간에 맞춰 나가 줄을 서야 합니다. 국가의 행정지침을 저의 몸으로 직접 느끼니 비로소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느낌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언제 이런 일들이 또 있겠습니까? 귀한 물건도 아니고, 값나가는 것도 아닌 쓰고 버리는 것을 위해 시간을 쪼개다니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평등합니다. 차별이 없습니다. 내가 귀하면 너도 귀하고 우리 모두가 귀합니다. (202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