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우면산에서 화살나무 어린잎을 따는 아짐을 만났습니다. 자연스레 말을 건넵니다. “어디다 쓰십니까?” “네에 위염에 좋아서 따가기는 하는데 오염이 심한 잎은 버리고 나머지만 취합니다.” 어린 쑥도 아니고 그렇다고 차나무 잎도 아닌 화살나무에서 봄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며 그걸 또 몸에 불어넣는다니 그 아짐 손이 곱지 않을 리 없습니다. 찾아보니 화살나무 어린 잎은 새들도 좋아해서 그걸 보호하려고 몸에 화살처럼 날개를 만든다 합니다. 새도 봄을 즐기고 그 아짐도 봄을 즐깁니다. 화살나무에서
(2020.03.26)
새벽에 안방으로 들어온 애엄마가 제 몸에서 향기가 난다고 합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도가 통하면 몸에서 좋은 향이 난다는데 드디어 저의 수련이 절정을 이뤘나 은근 흐뭇했습니다. 더욱 정진해야지 생각하면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는데 팔꿈치에서 뭐가 떨어집니다. 아하, 이런! 어제 붙여둔 파스 한 장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제가 무슨 도를? 아무튼 파스 한 장이 가져다준 새벽나절의 잠시 행복과 기쁨이 오늘 계속 이어져가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함께요! (2020.03.25)
우면산 나뭇가지 끝에 아슬아슬하게 앉는 청솔모 한 마리가 마침 떠오르는 해와 함께 봄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가 있는 세상은 코로나도 없어서 마스크를 사러 줄 설 일도 없고 선거도 없어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진달래와과 개나리의 옷 자랑 이른 아침부터 먹이 사냥에 나선 오색딱따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그의 벗입니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타까운지 비켜날 생각이 조금도 없이 내리 쳐다봅니다.(2020.03.24)
지난 월요일 새벽 어느 날처럼 거실의 애엄마를 확인하는데 없습니다. 일이 바쁘려니 그냥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화요일도 수요일도 안보입니다. 갑자기 걱정이 되면서 우리 사이 그렇게 애틋한 정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간 제가 뭐 잘못한 일이 있었나 되돌아보게 됩니다. 일주일이 흐른 오늘 아침 드디어 얼굴이 보였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속초의 어느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왔다 합니다. 호텔도 일 플러스 일 행사가 있나 봅니다. 안도하면서도 억울했습니다. 미리 알았으면 맞불을 놓는 건데. (2020.03.23)
내 마음 속의 봄의 기준은 우면산의 진달래꽃입니다. 올해만큼 봄을 기다린 적도 없는데 드디어 우면산에 진달래가 활짝 피었습니다. 봄노래가 절로 흘러나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 주” 네에 파인 김동환의 시에 김동진선생께서 작곡하신 “봄이 오면”입니다. 작사자 작곡가 공히 김동으로 시작하네요. 우리 장인 어르신 성함도 김동으로 시작합니다. “랄랄랄라 랄랄랄라 봄은 김동!”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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