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고깔이 아니라 그대로 드러내고 잠자리 날개 같은 옷을 입은 비구니 스님 셋이 이른 아침 사우나에서 나오십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일인데도 어찌 다소 생경합니다. 말씨로 보아 아랫녘에서 오신 분들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옆을 지나던 아짐 한분이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합니다. 스님들 역시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는 듯 그 아짐은 제 길을 갑니다. 불심이 따로 있나요? 그저 마음이 오고가면 그만이지요.(2019.08.25)
보이스 피싱이 마구 진화합니다. 02-820-7649라는 전화번호로 메시지가 와서 승인번호 542238을 입력하라고 합니다. 뭔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번에는 승인이 되었다며 137만원 공기청정기 결제가 완료되었다 합니다. 당연히 전화로 되물을 수밖에요. 네이버 페이를 사칭하는 여자가 누군가 제 명의를 도용하니 사이버 수사대에 의뢰하겠답니다. 그리고 02-1522-7402 수사관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보이스 피싱까지 저 난리를 치니 세상살이 참 어렵게 되었습니다. (2019.08.24)
세상이 좋아져서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리 가게에 아짐 한 분이 어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즉 모녀지간의 방문입니다. 아짐이 와이파이가 되냐고 유려한 영어로 물어봅니다. 고개를 끄덕이자 스마트폰에 러시아로 말을 쏟아놓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저에게 보여줍니다. 네에 세상이 좋아져서 금방 통역을 해주는 파파고의 등장입니다. 이에 질세라 저도 스마트폰의 파파고를 꺼내듭니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간 전혀 부담없는 대화가 오고갑니다. 참 러시아어도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하나요? (2019.08.23)
동료가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의자를 갑자기 뒤로 빼 다치게 한 혐의로 60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여천공장에서 근무하던 총각 시절 여직원이 앉으려하자 의자를 살짝 뺐는데 가볍게 넘어질 것이라는 제 생각과는 달리 벌러덩 넘어지면서 치마까지 뒤집어졌습니다. 본인도 놀랬지만 저도 놀랬고 지켜보던 직원들도 모두 놀랬습니다. 그럼에도 웃으면서 저를 때리는 시늉만으로 끝났는데요. 지금도 그 장면을 떠올리면 미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2019.08.23)
집에서 저는 제가 얼굴 빛을 달리하가나 큰 소리를 내면 식구들이 행여 긴장하거나 작은 상처라도 받을까봐 언제나 벌굴 빛을 밝게 가져가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혼자 참아내지 큰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외는 달리 애엄마르 비롯 다른 식구들은 자기 감정 표현을 너무나 솔직히 해버립니다. 특히 애엄마의 큰소리 한 마디는 저의 가슴 속을 후비고 그냥 들어와 앉습니다, 그럼 저는 그걸 혼자서 정화해 내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그 에너지란 시간과 인내입니다. (2019. 08.22)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래도 모자 하나가(2019.08.31~2019.09.03) (0) | 2019.09.06 |
---|---|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면(2019.08.26~2019.08.29) (0) | 2019.09.06 |
왼쪽 양말의 위쪽 무늬가(2019.08.19~2019.08.22) (0) | 2019.08.25 |
노량진 수산시장의 어느 점포는(2019.08.16~2019.08.19) (0) | 2019.08.18 |
장모님 역시 올해를 거르지(2019.08.11~2019.08.15) (0) | 2019.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