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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노량진 수산시장의 어느 점포는(2019.08.16~2019.08.19)


짜잔한 남편이지만 그래도 간간 옆에 있고 싶을 때가 있는 가 봅니다. 집에 들어서자 마침 사업장으로 나서던 애엄마가 주저앉습니다. 따뜻하게 저녁밥도 새로 지어주고 머리카락 염색에도 정성을 다합니다. 평소 같으면 저도 금방 안방으로 들어가고 맙니다만 예의를 갖추어 거실에 머뭅니다. 텔레비전 프로도 애엄마 거로 고정하고 에어컨 바람이 추워도 그대로 견딥니다. 언젠가는 둘이만 있어야할 시간의 연습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9.08.1()



지난 2월 얼굴 수술에 들어가기 전 여러 차례 강조한 사항이 불가피한 좌우 불균형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또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왼쪽 볼에 못질을 하였으니 당연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요즘 거울을 들여다 볼 때마다 좌우 얼굴의 미세한 차이를 느낍니다. 또 어제 산행 중 친구들이 찍은 제 머리의 반은 황량한 사막으로 계속 탈모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제 머리지만 보기가 좀 민망합니다. 동서고금의 잣대 신언서판(身言書判) 중 신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어쩌나요? (2019.08.18)




미개인인 제가 더위에 지친 제 몸의 동물성 단백질 보충을 위하여 인근 사철탕 집을 찾았습니다. 죽어간 개들에 대한 묵념에 이어 한 술을 떠 넣으려는데 이년에 한번 정도 저희 가게에 들르는 문명인인 변호사님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런데 다른 빈자리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제 옆의 탁자에 앉으십니다. 주위에 전혀 개의치 않은 것으로 보아 저에 대한 기억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망설였습니다. 미개인의 문화로는 당연히 인사를 드려야하는데 저분이 당황하실까 두려웠습니다. 문명인 그분이 문명 신문에 집중하는 사이 슬쩍 나왔습니다. (2019.08.17)



올해 광복절은 우리가 더위로부터 해방된 날입니다. 종일 비를 내려 더위를 자기 나라로 물러가게 만들었습니다. 더위가 가시자 여의도의 달님도 신이 났습니다. 새벽 일찍 행여 더위가 다시 올새라 온 누리를 자신의 빛으로 환하게 물들입니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저도 우면산을 오릅니다, 정자에 누워 지나가는 바람에 얼굴을 맡깁니다. 이를 본 옆의 상수리나무에서 설익은 상수리 하나가 떨어집니다. 제가 말을 건넵니다. “아가 그래도 가을은 당 멀었단다. 아직은 네 자리를 지키렴!” (2019.08.17)




노량진 수산시장의 어느 점포는 1kg이 800g이라고 합니다. 그러려니 넘어가면 칼로 적당히 도려낸 뒤 아무 말이 없으면 그대로 회를 떠서 줍니다. 그러면 또 몇 백 그램이 빠집니다. 반드시 저울로 확인해야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종종 실수할 수가 있다고 변명을 하지만 아마 우리가 봉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이런 일들 때문에 노량진 수산시장 전체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제는 그대로 넘어갔지만 언제 다시 그 가게로 가서 그 행위를 반복하면 만방에 고할 것입니다. (2019.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