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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장모님 역시 올해를 거르지(2019.08.11~2019.08.15)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일본을 관통하는 태풍 덕으로 요즘 비가 자주 내립니다. 이왕 내리는 거 흠뻑 좀 뿌려서 전국의 저수지들을 찰랑찰랑 넘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비도 귀해졌을까요? 사실 비만 귀한가요? 천둥 번개도 예전 같지 않으며 안개는 미세먼지에 그 자리를 내주었으며 이슬, 서리도 풀잎에 머무르기를 주저하고 우박 또한 얼굴을 잊겠습니다. 언제까지 함께 할 줄 알았는데 모두 다 밤하늘의 은하수와 동무가 되어버렸습니다. (2019.08.15)




평소처럼 새벽5시 조금 넘어 집을 나서려는데 주방에 미역과 더불어 전복 등 식재료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아침 저의 생일상을 차리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그대로 나올 수는 없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갑니다. 얼마를 기다려야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깨울 수도 없어서 그냥 왔다 갔다 해봅니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잘 차려진 밥상머리에서 애엄마 볼에 감사의 뽀뽀를 합니다. 오늘 저의 생일을 축하해주신 강호의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2019.08.14)



어쩌다 일찍 들어간 집에 마침 먼저 와있던 애엄마가 두부김치 해줄까라고 물어봅니다. 이때는 가차없이 좋다고 해야 합니다. 눈치 없이 다른 것을 요구해선 안 됩니다. 집에 두부와 묵은 김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등어 구워줄까 하면 또 지체없이 맛있겠다 해야 합니다. 역시나 고등어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반찬이 딱 하나일지라도 애엄마가 해주는 게 밖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2019.08.13)




우면산을 내려오면서 옆의 참나무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풍뎅이 한 마리 보이지 않습니다. 옛날 수액이 흐르는 곳에 풍뎅이들이 떼로 몰려들고 수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사슴벌레 하나쯤은 거뜬히 잡았었는데. 환경부가 쇠똥구리 200마리를 몽골에서 데려온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멸종되어 수입해서 복원을 추진한다는데요. 지금처럼 소를 가둬키워서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소들이 들판 곳곳에 소똥을 뿌려놓아야 쇠똥구리가 살 수 있는데. 또 사료 먹는 똥은 쇠똥구리도 바로 알아서 쳐다보지도 않는다는데.

(2019.08.11)



장모님 역시 올해를 거르지 않으셨습니다. 항상 일번을 놓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는 막내딸에게 그 자리를 넘기시고 두 번째로 자리하셨습니다. 저의 가을용 쟈켓 한 점에 여름 셔츠 하나를 넣으셨습니다. 연금으로 사시면서도 저에게 이렇게 매번 좋은 옷을 선물해 주시니 고마운 마음이 하늘을 찌릅니다. 장모님은 자신의 딸 보다 사위인 저를 더 생각하십니다. 늘 보내주시는 반찬도 송구스럽기 짝이 없는데 제가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우리 엄니가 아시면 겁나게 좋아하실 텐데. 며느리에게 몇 배로 더 잘해 줄 것인데 (2019.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