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금연 벽보에 깜짝 놀랐습니다. 세대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내용인데 마치 우리 아들에게 보내는 경고장 같아서요. 가끔 집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데 아들 아니면 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얼굴이 뜨거워져 들어간 집에 아들아이는 없고 애엄마와 딸아이만 있어서 창피한 일이라고 했더니 전혀 의외의 대답이 나옵니다. 그게 우리 집 뿐이겠냐는 것입니다. 다른 집에서도 많이 그럴 거라고 합니다만 저는 믿기지가 않습니다. (2019. 04.18)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는데 어디서 그윽한 향이 저를 확 잡아당깁니다. 네에 라일락꽃 향기입니다. 목련꽃이 지자 어김없이 우리의 라일락꽃이 그 빈자리를 채웁니다. 라일락은 향도 좋지만 이름도 참 곱고요. 소리 나는 대로 적어보면 나의 락(樂)으로도 들리니 꽃이 곧 나의 기쁨이요 나의 즐거움입니다. 꽃말 또한 멋집니다. 젊은 날의 추억 그리고 첫사랑이니 이보다 좋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라일락꽃 즉 수수꽃다리의 다른 이름이 양정향나무라는 것을? (2019. 04.17)
조팝나무의 올망조망 붙어있는 꽃들이 흡사 쌀튀밥을 막대에 붙여 놓은 것 같습니다. 쌀튀밥강정이라 하지요. 옛날 어린 시절 동네에 튀밥장수가 오는 날이면 쌀이나 보리쌀, 옥수수에다 곰팡이 핀 떡국새미 등을 들고나가 튈 차례를 기다리니 때 아닌 명절이었습니다. 한 됫박을 넣고 사카린도 좀 넣었든가요? 장작불을 때가며 돌리다가 어느 순간 뻥, 옆에서 귀을 막고 보고있던 우리들은 하얗게 쏟아져 나온 튀밥 앞으로 우르르. 쌀튀밥이 그래도 보리튀밥보다 부드러워 좋았던 그 시절! (2019.04.16)
올해 44살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대회 우승이 큰 화제입니다. 그의 기량의 부활뿐만 아니라 1997년 그의 22살 마스터스 우승 당시 아버지 얼 우즈와 포옹하는 사진과 그리고 딱 22년이 더 흐른 이번 마스터스 우승 순간 아들 샘과의 포옹하는 두 사진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자연스럽게 부자지간 기쁨을 나누는 순간인데요. 저에게 대입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저는 아버지하고 포옹을 한 적도 없고 지금의 아들하고도 포옹을 한 적이 없습니다. 생이 그만큼 밋밋했다고나 할까요?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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