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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이제 내일 모레면 금주(2019.03.12~2018.03.14)


병원은 가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입니다. 퇴원 후 2주 정도가 흘러 어제는 예후를 보기위해 성모병원의 세 과를 순례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에 걸친 진료와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던 안과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지난번과 같은 검사에 이어 이상이없다면서도 무슨 약품을 넣고 망막 검사 등 안과에서의 1시간이 사람을 기진맥진하게 합니다. 이제는 안과에는 오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듣고는 왔습니다만 아직 마치 눈이 아픈 것 같습니다. (2019.03.14)




밖에서 길로 난 창의 겨울 묵은 때를 벗겨내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인사를 합니다. 뒤돌아보니 아리따운 아가씨가 저를 쳐다보며 이야기 합니다. “혼자서 청소를 하시는 뒷모습이 예뻐 보여서 그냥 인사를 드린 거여요. 멋지세요!” 뒷모습이 예쁘다는 칭찬을 그것도 아가씨에게서 듣다니 다소 어리둥절했습니다만 얼굴색을 보건데 성격이 밝아 보여 저도 곧 고맙다는 말과 함께 아가씨가 더 예쁘다는 덕담을 건냈습니다. 인연 없는 사람들끼리 주고받은 칭찬 한마디에 구름에 숨어있던 해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2019.03.14)



사실 병원에서 내린 금기가 술 외에 또 하나가 있습니다. 절대 코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몸 안의 분비물들이 자기가 알아서 나오는데 어찌 참을 수 있는지 의아했습니다만 그냥 코언저리에 내버려 두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풀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코 또한 참으면서 살아갈 수 있구나 생각하며 오늘 아침 가만히 오른쪽 코에 힘을 주었더니 선착순 서로 나오려고 아우성입니다. ㅋㅋㅋ그런데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또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아셨나요? 저는 중2때요! (2019. 03.13)



이제 내일 모레면 금주 한 달째가 됩니다. 이제 뭔가 하나쯤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네에! 제가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술을 먹고 다닐 때는 두 끼쯤 걸러도 전혀 못 느꼈는데요. 요즘은 식간에 배가 고프기 시작합니다. 전에 없는 일이라 이게 정상일까 싶지만 유추해 보건데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저와 더불어 술에 취해 지내다 이제 깨어나 스스로 움직이지 않나 싶습니다. ㅋㅋㅋ그런데 그렇다면 어찌하여 새벽에 하늘을 보는 일은 아직이당가요? (201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