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잠자리에 드는 저를 보고(2019.03.15~2019.03.18)

인근 병원에 있다는 할머니께서 오셔서 홍삼에 대해 물으십니다. 어느 모로 보나 평범한 우리나라의 보통 할머니여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환자려니 생각 홍삼의 기본적인 것부터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윽고 상품 하나를 고르셔서 복용법 또한 자세히. 열심히 들으시던 할머니께서 본인이 의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다시 덧붙이시기를 한의사가 아니라 가정의학과 의사라고 하십니다. ㅋㅋㅋ 어떻게 거꾸로 된 분위기입니다. 제가 혈압이 있으니 할머니 설명을 들었어야 하는데 (2019.03.18)




얼굴을 다친 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이제 어색한 부분은 상처 주위로만 좁혀졌고 일상의 움직임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신경을 온통 상처치료에 빼앗긴 사이 주변이 많이 변했네요. 적이도 우리 집에서는 아직 저에게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허긴 나무랄 일도 없습니다. 술 안 먹고 조기 귀가하는 착실 남편이 되었으니. 봄꽃들도 슬그머니 모조리 다 피었네요. 반면 주류 회사에는 비상등이 켜졌다는 소식입니다. 소주, 맥주의 매출이 급감했다는 그런, 제가 그리 많이 마셨었나요? (2019.03.18)



토요일 저녁 찬이 봄내음으로 가득합니다. 바쁜 애엄마 솜씨는 아닐 테고 역시나 광주의 처고모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여든 한 살 고모님의 정성에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반찬이라는 찬사를 마구 날렸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우리 강 서방이라며 반기시는 고모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친척, 친지는 가깝기가 지내기 나름입니다, 처고모 진고모가 어찌 따로 있겠습니까? 어제는 가까이 계신다면 업어드리고 싶었습니다. (2019.03.17)




아짐 고객 한 분이 집에 남자들이 없다며 전자 제품 하나를 들고 오셨습니다. 세상에 번지 수를 잘못 찾으셨습니다. 우리 집 같으면 저에게 절대 맡기지 않을 일인데 저의 실력을 알 리 없는 아짐은 저를 믿은 것입니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오늘 또 한 분의 아짐을 잃는구나!" 라는 탄식과 함께 둘러봅니다. ㅋㅋㅋ무슨 기계이지는 모르겠으나 건전지를 넣는 간단한 일입니다. 순식간에 건전지의 힘을 받은 기계가 바르르 떱니다. 감탄하는 아짐의 칭찬 “고마워요. 역시 남자세요!” (2019.03.15)



잠자리에 드는 저를 보고 내일 아침에는 아침 식사 상을 차려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갑자기 없든 사랑이 싹이 텄나 의아하면서도 설마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지배합니다. 이윽고 시간은 흘러 새벽 5시! 저는 움직여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는데 애엄마가 일어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제가 계산을 합니다. 여섯시를 기다려 깨운다 해도 밥 얻어먹기까지는 한 시간 이상이 걸릴 것이고 그때도 벌떡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고. 푹 자게 내버려두고 혼자 있는 거 먹든지 그냥 나가든지 하자! (2019.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