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인근 대학에 한 강좌를 듣기로 해서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택시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강의실에 들어 선 순간의 분위기는 김삿갓의 시 그대로입니다. 書堂乃早知요 (서당내조지, 학교에 일찍 왔으나) 房中皆尊物이라 (방중개존물, 교실에는 다 잘난 년놈뿐) 生徒諸未十이요(생도제미십, 학생은 다해야 십 명도 안 되는데) 先生來不謁이라(선생내불알, 선생은 얼굴도 안보이네) 나와 버릴까하는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 바로 교수님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즉시 열강으로 돌입, 모두 혼입! 삿갓 어른 미워요. 어찌 이런 시를 남기셨어요? (2019.03.07)
일찍 잠자리에 들어 처음 눈을 뜬 12시 무렵 거실에 애엄마가 없습니다. 일이 많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다시 2시 아직도 없습니다. 일이 아직 안 끝났으려니 생각했습니다. 4시 여전히 오지 않습니다. 사업장에서 잠이 들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6시30분 제가 집을 나서는 시간 여전히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조금 궁금했지만 그냥 나왔습니다. 7시 30분을 넘어서 그 사실조차 잊고 있을 무렵 애엄마 전화가 왔습니다. 사업장은 아니지만 제 생각의 범주를 조금도 넘지 못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2019.03.07)
평소 알고 지내는 탤런트보다 더 멋진 얼굴의 성공회 사제님께서 오셨습니다. 자연스레 저의 얼굴 상처의 원인과 수술 그리고 퇴원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제 마음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더니 사제께서는 자신의 병상 경험과 함께 저에게 종교를 떠나 영적훈련이 잘 되어있다는 덕담을 남기십니다. 영적 훈련이 뭔지 모르나 왠지 칭찬 같아서 몸이 갑자기 다 나은 듯합니다. 네에! 앞으로 몸과 마음을 공히 동급의 가치로 대하겠습니다. 신부님! (2019.03.06)
더불어 있는 듯 없는 듯 함께 살아가며 간간 떼로 몰려올 때는 그 순간만 잠깐 피하면 되는 것이 먼지였는데 어쩌다 자고 일어나면 먼지부터 살펴야하는 반 생활 중심에 먼지에 놓이게 되었을까요? 먼지가 기상예보에 자리를 잡고 그 먼지를 피하기 위하여 마스크까지 써야하다니 세상일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곧 서리경보, 이슬주의보가 우리 곁으로 다가올 줄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오늘 아침 역시 그 먼지를 뚫고 태양은 붉게 떠오릅니다. 제 발걸음도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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