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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군에 있는 홍구 편지를 받고 애엄마의 얼굴이 환해져(2009,11.20)

1.군에 있는 홍구로부터 편지가 왔다 지난번 옷 보내면서 보내고 이번이 두번째다.

  애엄마가 편지를 기다리는 눈치였는데 오늘 편지를 읽고 얼굴이 환해져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다

  전체적으로 밝은 내용이어서 안심이 된다. 나중을 위하여 전문을  게재한다.

 

  TO.MY 가족

 안녕?! 엄마,아빠,동생?!

 아들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둘다 있어~무엇부터 말해줄까?

 좋은 소식은 일단 생각보단 훈련이 그렇게 힘들지가 않아서 할만하다는 거고 나쁜 소식은

 그 덕에 아직 살이 안빠진다는거야!

 오늘은 11월 12일 여기 온지 3주가 다 끝나간다~

 그리고 지금 건빵을 먹으면서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있다! 별사탕 완전 맛있다!!!!!!

 오늘 화생방했다고 상준거 같아~저녁에는 자장밥하고 콜라가 나왔어 20년 살면서 먹어본 콜라 중 가장

 맛있었던 듯! 참고로 화생방은 지옥을 경험했어 눈물,콧물,침 와~상상조차 하기 싫다.

 

 편지를 일찍 쓰고 싶었는데 이번 주가 워낙에 바빠서 빨리 못썼다.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어

 훈련도 오늘 화생방을 끝냈고 내일 사격하니까 굵직~굵직 한건 대충 끝나가는 거 같아

 아직 공포의 유격,행군이 남았지만~

 

 아마 오늘이 수능 날이지? 이제 송은이 딱 1년 남았네 ㅋㅋㅋ축하한다. 너무 신경 날카로워지지 말고

 열심히 해라! 집에서 노는 오빠가 없으니까 공부 잘 되겠네. 동생이 군대오는 오빠 가방에 편지 써준건

 나 밖에 없드라. 동기들이 부럽다고 하드라! 오빠가 그 편지 많이 읽었다! 엄마 아빠 편지도 힘이 되는 듯

 ?!?! 확실하지는 않아. 그래도 받은 편지가 있어서 호실 동기들한테 체면이 서고 있다. 많이 쓰도록

 특히 강송은! 한 통도 없다?

 

 그리고 엄마 내 여자 친구는 말입니다. 댁 아드님이 알아서 합니다.~내 머리 좋은 건 나도 잘 알아~

 Don't Worry!!! 엄마 살빼고 있음? 김여사? 나 군대가면 살 뺀다고 했지? 지켜보겠어~안빠졌으면

 나한테 용돈 줄 준비해! 아빠도 엄마도 돈 많이 벌어서 나 휴가가면 두둑히 주도록!!!

 나는 미디어 금단현상? 그딴 거 없음 원래 중독도 아니였어. 할게 없어서 맨날 TV보고 인터넷한거지 뭐

 

 아빠 말대로 쉬운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못견딜 일도 없는 듯 근데 여지껏 했던 훈련 두번 다시 하기는 싫음

 훈련소 내무실 동기 중에 내가 편지를 가장 먼저 받아서 누구한테 온건지 애들이 관심 집중했는데

 여자 아니 고 아빠라니까 애들이 전부 무관심해졌음~ 옆자리 광주 사는 형님만 그 편지 읽더니

 아빠가 참 좋으신분이랍디다

 

 쨌든 난 아직까지는 잘 있고 살이 안빠졌을 뿐~ 오랜만에 글쓰니까 글씨도 이상하고 내가 무슨 말을

 적었는지도 모르겠음~ 아! 중요한 건 아직 4주 정도밖에 안되서 그런지 아직 정신을 안차린 듯.

 빨리 휴가나가서 엄마 돈 쓸 생각만하면서 지낸다!! 많이 벌어놔~ 내 걱정말고 그럼 ㅜ이만 ㅂㅂ2~~

 

                                                                                                 -강홍구 훈련병

 

P.S 신종플루 때문에 아마 첫 휴가는 짤릴 듯 다음 번 기록 사격 때 1등해서 포상전화 한 통 해보겠음

P.S2 할머니한테도 쓰고 싶은데 시간이 잘 안나니까 엄마,아빠가 잘 있다고 전화드려, 이 편지는

       아마 다음 주에나 가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