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말일까지 거의 매일 잡혀있는 송년행사의 참석을 위해 몸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습니다. 네 시에 일어나 싸라기눈을 맞으며 한강을 두어 시간 걸어 출근을 하고 인근 사우나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기분 좋게 카톡을 열고 일과를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새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어 버립니다. 아홉시를 기다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로 달려갔으나 일주일 걸린다며 임시 폰을. 저의 오전 일정 완전 뒤죽박죽. 삼성 요즘 왜 그러니? (2016.12.07)
우리 어머니는 행복하십니다. 일요일 저녁 산타 할아버지가 다녀가셨습니다. 자고 계시는 머리맡에 병원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식혜와 과일 그리고 떡을 넣은 주머니를 놓고 가셨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어머니께 담당 간호사님이 조금씩 나눠 드릴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실 식혜 등 재래음식은 아들인 저도 가져가지 못하는데 요즘 산타는 여러 가지를 두루 살피십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분입니다. 34회 서희 아우입니다. (2016..12.06)
새벽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오니 아들아이가 즈그 어매 옆에서 자고 있습니다. 머리가 아파서 엄마 품으로 왔다는데 스물여덟 남들 같으면 결혼해서 즈그 아이도 있을 나이인데 아직도 어매 곁을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은 아들이 군대에 갔던 2년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의 세월을 같이 보냈네요. 그래서 철이 아직 덜 들었나싶습니다. 허긴 일찍 철이 든다고 인생에 크게 도움이 되는 일도 아니고 그저 때 덜 묻고 순수한 마음이나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2016.12.06)
그분께서 술에 잔뜩 취해서 들어오셨습니다. 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이고 죽겠네를 연발하시는 마님의 옷을 벗기고 물을 떠다 바쳤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밖으로 위청수와 컨디션을 사러 나왔습니다. 약국이야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지만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판매를 하니 다행입니다. 이런 게 다 사는 재미입니다. 애엄마도 취해봐야 쓰린 속을 알 것이고 속 풀이 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허긴 이제 안들 지나간 나의 술 취한 시간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니. (2016.12.05)
우면산을 오르내리며 올려다보는 잣나무 꼭대기 가지에 작은 잣들이 여럿 붙어 있었습니다. 크게 잘 익은 잣들이 이미 다 떨어졌는데 또 다른 잣이 달려있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습니다. 황급히 찾아보았습니다. 보통 일년생인 다른 과일들과 달리 잣은 한살을 더 먹어 두 살이네요. 5월에 개화하여 몸집을 숨기며 크다가 다음해 10월 무렵에 성숙한다니 과히 과일들의 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신비해 보였습니다. 겨울을 이겨내다니 먹어줘야지. (2016.12.04)
조카의 결혼식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 옆자리에 젊은 아짐이 앉았습니다. 이럴 때는 말을 붙여야 예의에 맞는 일인지 가만히 있는 게 도덕적인 것인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속내는 말을 붙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나이가 많은 제가 말을 건네는 게 싫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통로 쪽에 앉은 제가 밖을 보기 위해서는 시선이 그 아짐의 얼굴을 지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ㅋㅋ그런데 이분 손거울을 들고 10분 간격으로 눈 화장을 합니다. (20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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