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목포 집으로 보낼 짐부터 꾸리기 시작했다.
일요일 아버지 전화를 받았으니 월요일 보냈어야 했는데 무심한 것이다.
어제 화요일 내내 기다리시다가 저녁무렵 전화를 주셨다.
"아직 안부쳤냐? 으째 아직 안온다"
기다리고 계실 줄 뻔히 알면서 그냥 지나친 나의 불찰이다.
아버지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매번 이런식이다.
이러지 말아야지하면서도 막상 일에 부딪치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깊은 골,과거 아버지의 술 주정.
이제 이해하고 넘어 갈 나이가 되었음에도 아직 멀었다.
어린시절부터 스물이 다 될 때까지
술만 드시고 들어오시면 온 집안을 시끄럽게 만드신.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몇 시간 무릎 꿇고 앉아 훈계를
일방으로 들어야했던. 그리고 때로는 어머니까지 화살이...
부모 자식간이고 당연히 아들된 도리로서 아버지 말씀에
잘 듣고 따라야함에도 이런 앙금들이 쌓여있는 것이다.
그러지 말자. 나도 남들처럼 극진히 모시자.
마음을 더 폭넓게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