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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손님과 함께 온 여섯 살(2016.02.26~2016.02.29)


미국을 다녀온 사촌동생이 비타민 한 통을 선물했습니다. 약을 좋아하는 저는 바로 복용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 용기의 뚜껑이 문제입니다. 오른쪽으로 돌려 닫히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왼쪽을 돌려 열려면 빙글빙글 돌기만하지 도무지 열리지 않습니다. 몇 번을 시도하며 힘을 빼다 뚜껑 위를 봅니다. PUSH DOWN AND TURN 아래로 눌러서 돌려라! 누르려니 재질이 강해 눌러지지도 않고 어쩌라는 말인지. 열기 시도하기를 몇 번 성질 버릴 때쯤 해서 겨우 열립니다. 꽉 던져버리고 싶습니다.

(2016.02.29)




살면서 쭉 250mm신발을 불편 없이 신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2년여 동안 산 운동화는 같은 250mm인데도 발등을 압박해 왔습니다. 그래서 몇 번 신지 못하고 헌 옛 것을 신고 다녔습니다. 실제로 신어보고 사는 게 맞겠다싶어 인근 신발매장을 찾았습니다. 먼저 255mm를 찾아서 신었더니 불편함이 없어서 그대로 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와서 제대로 신고 걸어보니 약간 큰 듯합니다. 250mm는 작고 255mm는 크고 그럼 저는 252.5mm가 맞을까요? 조금 크게 신는 게 좋다던데.... (2016.02.28)




제 개인 골프사에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니 기적에 가깝습니다. 운동에 젬병인 저는 겨우 따라다니는 수준이어서 드라이버 거리가 짧아 항상 동반자 중 꼴찌를 면치 못하는데 어제 비록 스크린 골프지만 매 홀 친구들 보다 20여m정도 더 나가더니 급기야 롱기스트홀에 이르러서는 256m를 기록하였습니다. 친구들도 놀랬지만 저 역시 뭐가 잘못되었는지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그런데 비밀이 하나 있기는 한데 그래도 그 비밀이 이렇게? (2016.02.28)




숙취가 남아 택시를 탄 어제아침, 기사분의 운전솜씨가 영 서툽니다. 제가 이야기를 건넵니다. “제 친구 중에 대학교수를 하다 나와서요. 이제 정신노동은 싫다며 운전대를 잡은 친구가 있어요. 지금 어디를 헤매고 있는지 걱정이 됩니다.” 기사분의 대답 “아하 저도 그렇습니다. 직장에서 정년을 하고 이 택시 얼마 안됐습니다.” 제 예상이 맞은 거지요.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그 다음 벌어졌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운전대를 잡은 제 친구가 택시를 잠시 세우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2016.02.27)




손님과 함께 온 여섯 살짜리 아이가 똑똑합니다. 해서 저도 잠시 저의 여섯 살로 돌아가 봅니다. 강진군 작천면 작천국민학교 운동장에 붙어있는 관사에 살던 덕으로 여섯 살에 입학을 했습니다. 담임은 김용길 선생님, 저보다 두 살 위인 사촌형이 급장을 하던 반입니다. 운동장에 줄을 서는데 혼자 밖으로 삐져나와 양팔을 올려 앞으로나란히를 합니다. 교실에서 어찌어찌 1에서 4까지는 쓰겠는데 5자는 그리기 어려웠습니다. 상급생들 등에 업혀 봄 소풍까지 다녀오고 그만 뒀습니다. (201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