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의 감을 세어 본 적이 있습니까? 감들이 수줍음이 많은지 잎 뒤에 숨어 있거나 보이는 감들도 익기 전에는 모두 잎과 같은 파란색이고 또 고개보다 높이 있어서 저는 늘 열까지 세다가 말았습니다. 추위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12월 모든 잎이 다 떨어져 살벌한 바람만 앙상하게 남은 가지에 가까스로 매달린 열여섯 개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홍시가 돠어 주인을 기다립니다. 처음으로 끝까지 다 셀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주위에 늘 보이던 까치도 참새도 직박구리도 추위에 모두 몸을 숨겼습니다. 날이 풀리면 버틸 힘도 없을 것을 어서 까치밥 본연의 역할을 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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