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람들의 생애는 모조리 업으로 얽혀 있어서 이를 풀어 해소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전생이나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업까지도 안고 있어서 이를 그대로 두면 다음 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지난 주 영암동창 모임에서 저는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업 하나를 해소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아버지께 종아리를 맞았던 제자와 그 선생님 댁에 생닭 한 마리를 머리에 이고 오셔서 선물하신 제자의 어머니 사연 등 제가 생생하게 기억히고 있는 어린 시절의 일인데요. 제 앞에 앉은 동창이 담담하게 그 일을 떠올리며 비로소 묵은 짐을 내려놓습니다. 따라서 저의 업도 자연 소멸되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몇 년 째 도심의 저 자리에서 나고,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도라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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