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으로 돋보기를 이용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건 저를 거쳐간 몇 돋보기들이 곳곳에 몸을 숨기고 있으나 도수나 마모 등의 이유로 가게 책상 위 하나와 집 침대 탁자 위의 하나만 저의 벗입니다. 그런데 어제 가게에서 10분 전까지 사용했던 돋보기가 안 보입니다. 있을 만한 곳은 다 찾고 화장실도 가보고 쓰레기 분리수거 현장까지 뒤져도 안 보입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가구 사이사이 빈 곳, 의자 등받이 밑, 벗어놓은 옷의 호주머니에도 없습니다. 없어진 물건을 찾기 전까지는 다른 일을 시작할 수가 없으나 “이건 분명 우렁각시 짓이다! 내일 다시 제자리에 놓겠지!” 안위하며 두 시간여 만에 소동을 마칩니다. 오늘 새벽 새것으로 장만할 생각을 하는 찰나 바로 옆 진열장 안에서 “메롱!” 하고 저를 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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