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도착한 샛강역, 편의점에 들려 박카스 한 병과 숙취 음료 한 병을 들고 계산대에 이르렀는데 제 또래의 아짐분이 저를 맞습니다. 왠지 쑥스러워 “집에서 안 쫓겨 날려면 술기운을 모두 버리고 가야 해서요!” 슬쩍 웃어주는 아짐 얼굴에 그냥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또 취해서 이번에는 숙취 음료 한 병을 놓고 웃음만 교환합니다. 세 번째 날은 술에 취하지 않았으니 들릴 이유가 없는데 슬그머니 궁금해집니다. 박카스 한 병을 들고 “오늘은 씩씩하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부러 들렸습니다.” 마치 퇴근 도장을 찍는 듯합니다. 완전 얼굴을 익힌 아짐께서 “잘 들어가시라!”는 인사로 마무리합니다. 끝! (여기서 끝은 무슨 의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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