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55분 고속터미널역에서 출발하는 3호선 두 번째 차 교통약자석 앞에 서 있는 건장한 총각이 잠시 호흡이 얽혔는지 기침을 심하게 몇 번 합니다. 그러자 바로 앞에 앉아있던 할머니께서 벌떡 일어나더니 일반석 빈 곳으로 옮겨가십니다. 아마 무언가 자신에게 옮겨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신의 몸을 옮겨 갔을 것입니다. 원인 제공을 한 당사자의 얼굴에 민망함이 서려 있고 지켜보는 저는 굳이 저럴 필요까지 있을까 조금은 의아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다른 분들은 아무런 변화가 없이 그저 서 있거나 앉아있습니다. 이윽고 차가 남부터미널역에 이르자 할머니도 내리고 그 총각도 내리고 저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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