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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조왕신과 좀도리쌀(2024.06.17)

어머니께서는 새벽 식구들의 아침상을 준비하기 위하여 부엌으로 나서면 먼저 부뚜막의 조왕신에게 샘물 한 그릇을 올리고, 보리쌀 비중이 훨씬 높았음에도 쌀을 씻으시면서 좀도리 쌀을 꼭 덜어내셨습니다. 모두가 우리 가족을 위한 정성이셨지만 다른 집들의 어머니들도 다들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살만하게 된 것도 모두 이런 어머니들의 정성과 희생 그리고 이웃을 위한 배려 덕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부엌들이 모두 방안으로 들어왔으니 조왕신 머무실 공간이 없어졌고 항상 수돗물이 철철 넘치니 새벽 샘물의 신성함도 가셨으며 쌀 담은 뒤주 또한 자취를 감췄으니 오호통재(嗚呼痛哉)라!


*경주 백률사  조왕신 (출처: 카페 답사 ,사람을 배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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