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일요일 낮 3호선 전철 제가 탄 차량의 건너편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빼빼 마른 아짐 한 분이 건너옵니다. 저 몸으로 삶이 유지될까 걱정하던 중 한 자리 건너 제 옆에 앉습니다. 그러더니 최대한 남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천 원 한 장만 달라고 합니다. 자신의 처지를 최대한 감추고 싶었을 저 아짐이 가련하여 누구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 확 생겼을 것입니다. 주섬주섬 잔돈을 찾는데 만 원짜리 주시면 거슬러 드리겠다고까지 합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호주머니가 모두 텅 비어 있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꼭 드릴게요!” 괜찮다며 일어나 다른 칸으로 건너갔습니다. 더 많은 복이 기다리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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