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국수집은 이제 갔습니다. 아아! 열심히 일하던 아짐 사장 역시 갔습니다. 유니빌 건물 문을 열어젖히고 새로 오겠다는 약국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뒷 건물에 있는 집을 향하여 미련 없이 떨치고 갔습니다.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16년을 서로 옆집으로 때로는 동무하고 때로는 의지하고 지냈으니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마지막 영업일 부러 들어가 고별 점심이라 명하고 억지웃음으로 서로를 달랩니다. 오른쪽의 옷 가게 왼쪽의 할머니 국수 두 집이 오랜 기간을 같이 지내다 차례로 떠나니 골방 샌님 신세가 된 듯한 저도 언젠가 아니 곧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시기가 올 것을 예감합니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통카드 소리음(2024.05.20) (0) | 2024.05.20 |
---|---|
유공자 할머니(2024.05.19) (1) | 2024.05.19 |
반장을 3년간(2024.05.17) (0) | 2024.05.17 |
감사합니다(2024.05.16) (0) | 2024.05.16 |
부처님 오신 날(2024.05.15) (0) | 2024.05.15 |